오피니언 사설

[사설] 수능성적 발표 전에 출제오류 인정하고 수습해야

출제오류 논란이 일고 있는 2014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대한 불신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고 있다. 일부 수험생을 중심으로 출제오류와 관련해 집단소송 움직임이 일고 있는가 하면 사설학원의 교재와 유사한 문항이 있다는 지적도 끊이지 않고 있다. 영어 B형 39번 문항은 EBS 교재를 변형한 문항이지만 유형이 같을 뿐 아니라 보기 5개 중 4개가 학원 강사의 동영상 수업자료와 일치했다. 우연의 일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유사해 출제문항 검증이 허술했다는 비판이 급속히 퍼져가는 양상이다.

사정이 이 지경에 이르게 된 데는 세계지리 8번 문항이 출제오류 논란에 휩쓸렸는데도 교육당국과 출제기관이 안이하게 대응한 탓이 크다. 세계지리 8번 문항이 정답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이 이를 일축하자 여기저기서 출제의 문제점을 들고나오는 것이다.


논란의 세계지리 8번 문항은 유럽연합(EU)과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 회원국의 총생산액 규모를 비교한 문제다. 평가원이 발표한 정답은 EU가 더 크다는 것이지만 지난 2012년부터 NAFTA가 더 커지면서 출제오류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능 정답은 기본적으로 교과서를 바탕으로 해야 한다는 출제원의 해명이 전혀 일리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문항지도에 2012년 기준이라는 표기가 수험생을 헷갈리게 했을 것임은 틀림없다. 더구나 시사에 정통한 학생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꼴이니 그들의 억울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게다. 한 문제 맞고 틀림에 따라 등급에 큰 변화를 주는 게 수능이다. 수험생의 애타는 입장을 조금이라도 생각하면 한 점의 혼란과 논란을 부를 문제를 출제하지 않았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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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지리 8번 문항 외에도 수학 A형도 출제오류가 있다는 지적이 있다. 시간이 가면 논란이 저절로 가라앉을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오는 27일 수능 점수 발표 이후에는 오히려 화를 더 키울 수도 있다. 이제라도 출제오류를 인정하고 혼란을 수습하는 길밖에 없다.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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