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도전과 성공] 서울신용정보 윤의권회장

윤의권(尹義權·43) 서울신용정보회장. 신용정보업이라는 생소한 사업을 이땅에 소개하고 마침내 회사를 코스닥에까지 당당히 등단시킨 인물이다.尹회장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났다. 그리 특별하지 않은 어린시절을 보냈고 사회에 첫발을 들일때만 해도 그저 평범한 샐러리맨이었다. 그의 일생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 때는 80년. 그의 나이 스물네살이었다. 컴퓨터 판매가 그가 손댄 첫 사업이었다. 지독한 실패는 그것을 견뎌내는데 따라 커다란 행운이 되기도 한다. 尹회장의 컴퓨터사업 실패는 그런 셈이었다. 동업자를 잘못 만나 전재산을 날렸다. 『보증때문에 집이고 가구고 하나도 남아나지 않았다. 더욱이 빚때문에 둘째 아들이 납치당했을 때는 눈앞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尹회장은 떠올리기 싫은 기억이라는듯 미간을 찌뿌렸다. 그러면서도 그는 『그때 받은 고통이 신용정보업을 하게 된 동기가 됐으니까 전화위복인 셈』이라며 금새 웃는 얼굴을 되찾았다. 아무리 받을 돈이 있다고 하지만 법적인 절차를 무시하고 막무가내로 이뤄지는 후진국형 채권추심을 바꿔보겠다는 생각을 하게됐다는 설명이었다. 尹회장은 『미국의 대표적인 신용정보회사 D&B는 역사가 150년을 넘었지만 서울신용정보출범할 때만해도 국내에는 용어조차 생소할 때였다』고 말했다. 두번째로 벌린 사업. 첫번 시련이 너무 컸기 때문에 다시는 실패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또 다짐했다. 그렇다고 순탄치는 않았다. 무엇보다 어려웠던 것은 명함을 내밀어도 무슨 일을 하는지 몰라주는 것이었다. 심부름센터나 흥신소, 심지어는 해결사쯤으로 생각하고 외면하기 일쑤였다. 국제통화기금(IMF) 체제는 국가적으로 치욕이였지만 尹회장에게는 기회를 줬다. 은행이고 기업이고 채권회수를 서두르면서 신용정보회사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적법한 절차에 따라 그러면서도 채무자가 빠져나갈 수 없도록 만들어 채권을 회수해주는 신용정보업이 호황을 맞은 것이었다. 관심조차 비치지 않았던 언론들도 합법적으로 빚을 받아주는 회사가 있다는 것에 재미있어하면서 앞다퉈 보도하곤 했다. 덕분에 尹회장은 스타(?)로 대접받기도 했다. 적절한 마케팅전략도 주효했다. 「저승사자」라는 감히 광고에 넣을 수 없을 것으로 여겨진 캐릭터를 쓴 것은 두고두고 화제다. 『악덕채무자를 상대로 저승사자가 되겠다』는 문구가 크게 어필했다. 채권추심을 의뢰하는 전화가 하루에 5,000여통씩 걸려오고 회사를 찾아오는 사람도 1,000명에 달했다. 尹회장은 내친김에 민간신용정보회사에서 신용평가업과 신용조회업에도 진출했다. 명실상부한 종합신용정보회사로서 위상을 확고히 다지기 위해서다. 『2000년대에는 세계 최고의 신용정보 및 부가정보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해 초고속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리얼타임 조회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尹회장은 포부를 밝혔다. 尹회장은 주변에서 「움직이는 정보통」으로 통한다. 개인적인 모임만 23개. 하루에 받는 전화만도 200여통이나 된다. 깔끔한 외모와 건장한 체구, 능숙한 화술도 그의 주변에 사람이 끊이지 않게 하는 요인들이다.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려는 노력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이미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경제대학원을 다녔고 고려대학교 컴퓨터과학기술대학원, 언론대학원을 수료했다. 지금은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를 다시 다니고 있다. 사람에 대한 투자는 자신으로 한정되지 않는다. 직원들을 지식으로 무장시키겠다며 올해만 9번이나 교육연수와 세미나를 열었다. 국제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사내 영어·일어회화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尹회장은 『신용정보업은 금융서비스업이고 이는 곧 직원들의 능력이 회사발전의 밑걸음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한다. 21세기를 향한 비전도 자신만만하다. 2000년 목표는 2가지. 하나는 전국네트워크를 구축, 국내 최대 종합신용정보서비스그룹으로 도약하겠다는 것. 현재 15개인 지점망을 25개로 늘릴 방침이다. 다른 하나는 세계적인 신용정보회사와 업무제휴를 맺고 통합 신용정보 데이터베이스망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도쿄·홍콩·미국 로스앤젤레스에 해외지점망을 개설할 계획이다. 『조그만 일에도 배수진을 치고 달려들지 않으면 성공할 수 없다』는 신념을 갖고 있는 윤의권회장. 방송국 경제프로그램 MC까지 맡고 있는 그는 분명 이시대 가장 바쁜 경영인 중의 한명이다. ■ 서울신용정보는 어떤회사? 서울 강남구 신사동에 사옥을 두고 있는 서울신용정보는 국내 채권추심시장의 55%를 장악하고 있는 회사다. 연간 채권추심의뢰액수는 1조6,000억원에 달한다. 92년 자본금 5,000만원, 직원 4명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자본금 100억원에 임직원 650명이다. 95년5월 민간업계 최초로 재정경제부로부터 합법적인 방법으로 부실채권을 회수하는 채권추심업 허가를, 지난 2월에는 금융감독위원회로부터 신용평가업 승인까지 받았다. 3월에는 신용조회업에도 진출했다. 올해 예상 당기순이익은 16억원 정도. 12월7일 코스닥에 등록돼 주가는 4만원(액면가 5,000원)을 넘어서고 있다. 2000년 세계시장 진출을 위해 서버러스, 모건스탠리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들과 업무제휴를 확대하고 있다. 박형준기자HJ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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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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