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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정부가 예상한 우리나라의 경제 성장률은 3.7%다. 지난해 말 내놓은 전망치(4.5%)보다 무려 0.8%포인트 낮은 수치다. 연초부터 해외의 경제 관련 기관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최대 2%대까지 낮춰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처럼 한국경제의 위기론이 대두되고 있는 시점에서 국내 석학들이 한자리에 모여 한국경제의 위기탈출 해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조순 전 경제부총리는 7일 오전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한국개발연구원(KDI)-한국경제의 재조명' 공개토론회에 참석해 '실사구시(實事求是)'를 강조했다. 경제가 어려울 때일수록 이념이나 보기 좋은 구호에 현혹되지 말고 철저하게 사실에 근거해 옳은 방향을 찾아나가야 한다는 것이다. 조 전 부총리는 "'성장이 중요하다' '복지가 중요하다'는 것은 모두 말장난에 불과하다"면서 "모든 것에는 균형이 있어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균형, 수출산업과 내수산업의 균형, 어렵더라도 이런 것을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올해 우리나라의 예상 성장률이 3.6%로 좀 낮은 감이 있기는 하나 놀라지 말아야 한다"면서 "앞으로 세계적으로도 고성장은 재연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사공일 한국무역협회장은 경제 위기탈출 해법으로 낮아진 성장잠재력을 최대한 배양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사공 회장은 "빠른 노령화와 저출산,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 추세 등을 고려할 때 노동력 투입 증가에 의한 성장잠재력 향상은 어려운 일"이라면서도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여성의 인력을 최대한 활용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사공 회장은 "세계회의 역작용을 최소화하려는 정책적 배려와 함께 무역과 대외개방을 통한 세계화 전략은 지속돼야 한다"면서 "앞으로 우리 제품의 수출 다변화가 절실하며 중소·중견 무역기업의 육성을 위한 여건 조성도 중요하게 고려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영철 고려대 국제학부 석좌교수는 최근 정치권의 잇따른 표퓰리즘 복지 공약으로 경제에 악영향이 우려되는 것과 관련해 "복지정책의 개편논의가 절도를 상실해 정상궤도를 벗어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박 교수는 "여야 할 것 없이 복지예산 확대를 주장하고 있으나 필요재원을 어떻게 충당할 것인지에 대한 방안은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어느 정당이 정권을 잡던 복지약속은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