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국산 애니 중흥 나선 CJ E&M 한지수 애니메이션사업부 본부장

"지구촌 童心 잡는 '한국의 디즈니' 꿈꾸죠"

콘텐츠 뛰어난 국내사 손잡고 160조 넘는 글로벌 시장 공략

영유아 애니 '출동, 슈퍼윙즈' 美·남미 방송에 판매 성과도

장기적으론 극장용 장편 제작



한국의 디즈니를 표방하는 CJ E&M은 올 들어 의미 있는 첫 발걸음을 내디뎠다. 지난 1월 애니메이션 사업부를 신설하며 매년 100억원 이상 투자 계획을 밝힌 것. 이어 2월에는 첫 작품 '로봇트레인 RT'의 지상파 방영과 관련 캐릭터 상품 발매에도 나섰다.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중흥기를 위해 대항해의 돛을 올린 CJ E&M의 한지수(44·사진) 애니메이션 사업부 본부장을 지난 20일 상암동 본사에서 만났다.

"글로벌 시장을 파고들, 가장 장벽이 낮은 콘텐츠를 생각하다 보니 애니메이션에 도달한 거죠. 또 전 세계 애니메이션 시장이 18조 원이라면 캐릭터 산업은 160조 원 규모예요. 콘텐츠가 성공했을 때 부가 사업이나 파생상품에서 높은 비즈니스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오죠. 수명도 다른 콘텐츠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깁니다."

그는 국내 업체들이 이미 뛰어난 경쟁력까지 확보하고 있어 승산은 충분하다고 말한다. 한 본부장은 "밉컴(MIPCOM·국제영상콘텐츠박람회)에만 가봐도 괜찮은 작품은 대부분 다 한국산"이라며 "특히 3D 작품은 일본과 비교해도 월등하다는 평을 받는다"고 자신했다.


하지만 뛰어난 기획력·품질과 비교해 제값을 못 받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국내 업체 대부분이 영세하다 보니 협상 같은 부분에서 밀리는 거죠. 그런 부분에서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을까 싶어요. 다국적 기업들과 큰 규모의 글로벌 파트너십을 짠다든가 해외 배급 같은 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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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식 출범은 올해였지만 이미 1년여 전부터 관련 업무는 해오고 있었다는 사업부는 이미 구체적인 성과도 하나 거뒀다. 국산 영유아 애니메이션인 '출동, 슈퍼윙즈'의 글로벌 배급을 맡아 미국 미디어그룹 NBC유니버설 산하 어린이 채널 스프라우트(Sprout)와 남미 최대 어린이 채널 디스커버리 키즈 라틴(Discovery Kids Latin)에 판매하는 데 성공한 것. 비행기·화물 기차·트럭 등 다양한 운송수단을 모티브로 창안된 변신 캐릭터들이 지구촌 곳곳의 어린이들에게 택배를 배달한다는 내용의 이 애니메이션은 북미에서는 지난 14일부터, 남미에서는 올 2분기부터 전파를 탈 예정이다. 그는 "국산 3D 애니메이션이 해외 배급사를 통하지 않고 북남미 어린이 채널에 직접 판매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중국·홍콩·싱가포르 같은 아시아 지역은 물론 독일·스페인·러시아·이탈리아 등 유럽 주요 어린이 채널과도 방영 협의가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장기적으로는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 제작에도 욕심을 내고 있다. 궁극적으로는 한국의 '디즈니'를 꿈꾸는 것이다. "사업부가 초기 단계니만큼 아직은 뚜렷한 밑그림이 없다"고 했지만, 포부는 작지 않다.

"극장용 장편 애니메이션이 전하는 가치는 모두 '가족'이라는 단어로 귀결되겠지만, '디즈니'의 가족과 '드림웍스'가 보여주는 가족이 다 같은 모습은 아니잖아요. CJ E&M만이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차근차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앞으로의 숙제겠죠"

사진=이호재기자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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