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미술] 광주베엔날레 `동네잔치' 전락 우려

광주비엔날레가 파행을 거듭하고 있어 2000년으로 예정된 제3회 비엔날레의 졸속운영이 벌써부터 우려되고 있다.지난해 3월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이사장 고재유 광주시장)는 민간전문가의 위상을 강화해야 한다는 여론에 따라 전시총감독제를 도입, 최민씨를 총감독에 선임했으나 재단측과 총감독측은 기획·의사결정·예산집행등 실무적인 분야에서 충돌을 거듭해왔다. 급기야 지난달 21일 재단측은 『최민씨가 전시총감독으로 위촉된 뒤 위상과 권한등에 대한 소모적인 논쟁이 계속되고 구체적인 업무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해촉한데 이어 30일 오광수 환기미술관장을 새 감독으로 전격 임명하는 수순을 밟았다. 여기에다 최민 전 감독과 뜻을 같이하는 전시기획위원 13명을 포함한 위원 19명을 전원 해임했다. 재단측은 이어 강봉규 전 예총광주지회장, 황영성 조선대 교수, 박석원 한국미술협회 이사장, 심문섭 중앙대 예술대 학장, 오건탁 미협광주지회장. 류희영 이화여대 미대학장등 16명을 전시위원으로 새로 임명했다. 그러나 워낙 급조된 인선이라 당사자들이 제대로 연락을 받지 못하거나 맡아야할 일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경우가 많았다. 또 지역인사와 명망가 중심으로 짜여진 인선임을 한눈에 읽을수 있다. 이에 앞서 김우창 고려대교수, 신경호 전남대교수등 전시기획위원 13명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갖고 『재단측이 최씨 해임을 통보하고, 수일이 지나서야 궁색한 이유를 통보해왔다』며 부당성을 지적, 투명한 예산집행등을 요구하는 5개항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일괄사퇴했었다. 이어 29일에는 광주지역 작가는 물론 전국의 주요 작가, 평론가들이 서울 나무화랑에서 「제3회 광주비엔날레 정상화와 관료적 문화행정 철폐를 위한 범미술인위원회 발기인대회」를 열어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 이사회는 자율적인 문화예술활동에 대한 부당한 간섭을 즉각 중단하라』며 『행정관료와 관련 미술인 중심의 광주비엔날레 조직을 문화예술전문인 중심구조로 개혁하라』고 촉구했다. 사실 그동안 광주비엔날레는 국제적인 미술행사를 시공무원 중심으로 이끌어온 재단측의 관료적 행정에다 미술계의 병폐로 여겨져왔던 갖가지 파벌다툼이 중첩돼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200억원이라는 막대한 예산도 비효율적으로 쓰여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부대행사비나 인건비등을 제외하면 실제 비엔날레 행사집행을 위한 비용은 전체 예산의 30%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광주 비엔날레를 명실상부한 국제적인 미술행사로 만들려는 노력도 미흡하다는 우려도 많았다. 광주시의회의 박선정 행정자치위원장은 『광주시는 1년여동안 공석이었던 학예연구실장에 장석원 전남대교수를 임명했는데, 이는 광주비엔날레를 동네잔치로 전락시킬 나눠먹기식 인사였다는 미술계 안팎의 여론을 귀담아 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어쨌든 국제적인 행사로 마련된 광주비엔날레가 정작 국내 미술인들에게 많은 상처와 후유증을 남길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다 준비소홀로 인한 제3회 비엔날레의 성공적인 개최도 불투명해지고 있어 우려가 더욱 증폭되고 있다. 【이용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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