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능력있는' 무주택자 매매로 눈돌리게 해야

['미친 전셋값' 정책실패가 키웠다] 문제 해결책은 <br>주택기금 대출요건 완화등 매매 촉진책 사용 통해 전세 수요자 줄여야


"자고 나면 무섭게 치솟는 전셋값에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는 게 솔직한 심정이다. 정말 마땅한 묘책이 있으면 가르쳐 달라."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면서 각종 기록을 갈아치우는 전세시장 불안에 대한 정부 당국자들의 하소연이다. 당국의 이런 곤혹스러운 입장에 전문가들도 대체로 동의한다. 최근 전셋값 급등이 단기적 원인과 거시경제, 인구구조적 원인이 복합돼 있어 해법이 나오기 쉽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단기적으로는 전세 수요와 공급의 불균형뿐만 아니라 금융위기 이후 억눌렸던 전월세 가격이 지난해 말부터 한꺼번에 반영되면서 상승폭이 커졌다. 거시경제적 측면에서는 실질금리가 마이너스인 점도 전셋값 상승의 근본적 원인이다. 집주인이 전세금을 은행에 예금하면 낮은 이자를 받지만 물가상승률은 이를 넘어서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를 보상 받기 위해 전세금을 높이려는 욕구가 있다는 것. 이는 월세 전환을 촉진시키는 원인이기도 하다. 인구구조적인 변화도 전세시장에는 악재다. 베이비붐 세대의 자녀들이자 주택수요층인 30~40대 인구가 앞으로 몇 년간 늘어나 실수요 증가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전세 가격 상승이 대세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미시적인 조정을 통해 다소나마 주거비 부담 완화책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단기적으로는 무주택 전세 수요자를 매매로 돌리는 방안을 강구해 볼만 하다. 전월세시장은 단기적으로 수요에 대한 공급이 비탄력적이기 때문에 수요가 일부만 늘어도 가격이 급증하고 수요가 일부만 줄어도 가격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따라서 근본 대책이 되지는 않지만 전월세 시장에서 수요가 일부만 빠져 나가더라도 시장에 숨통이 트일 수 있다.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근 들어 매매가 대비 전세 가격이 50~60%대로 치솟으면서 집을 아예 사는 것을 고려하다가 글로벌 경기불안으로 다시 관망세로 돌아선 가구가 적지 않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H공인관계자는 "막상 전세를 구하러 와보니 전셋집이 워낙 부족한데다 가격도 매매가의 절반을 훌쩍 뛰어넘는 것을 보고 차라리 집을 사는 것을 고려하는 사람들도 많았다"며 "하지만 최근 금리가 오름세를 보이려는데다 담보대출도 막히면서 결국 대다수가 전세로 눌러앉는다"고 말했다. 따라서 일부 전문가들은 집 살 여유가 있으면서도 계속해서 전세시장에 남아 있는 가구들을 매매로 전환시킬 수 있는 촉진책을 써볼 만하다고 주장한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최초 주택구입자들에게 주택기금 대출 요건을 완화한다든가 LTV나 DTI 비율 규제를 은행에 맡겨 대출자 신용도에 따라 유연하게 운용하도록 하는 것도 고려해 봄직하다"고 말했다. 허윤경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가 보금자리 공급계획을 명확히 밝혀 막연한 대기 수요를 걷어내는 것도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