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홈페이지를 들어가 클릭하기만 하면 주식은 물론 선물, 옵션까지 마음대로 사고 팔 수 있는 시대가 성큼 다가섰다.그야말로 인터넷이 가능한 컴퓨터만 있으면 집이나 사무실, PC게임방에서 얼마든 지 증권거래를 할 수 있다. 이동전화나 손바닥 만한 쌍방향 무선단말기를 이용해 심지어 길에서도 증권매매가 가능한 사이버시대가 활짝 열렸다.
증권거래를 하는 데 있어 때와 장소의 장벽이 완전히 없어진 것이다. 게다가 온라인을 통한 거래수수료도 위탁거래 때보다 훨씬 저렴하다.
이같은 장점 때문에 온라인 증권거래는 폭발적으로 늘고 있다. 지난 8월 한달간 온라인을 통한 증권(주식 선물 옵션)거래규모는 78조원으로 지난 한해동안의 실적보다 247%나 많았다.
또 올들어 8월까지 온라인 증권약정규모는 무려 253조8,000억원. 지난 한해동안의 22조4,000여억원보다 11배이상 급팽창했다.
특히 온라인을 이용한 주식거래는 약정대금 기준으로 전체의 30%에 육박했다. 이는 온라인거래가 처음 시작됐던 미국과 비슷한 수준이다. 일본에 비해서는 훨씬 앞질렀다.
온라인 증권계좌수도 눈덩이처럼 불어나 118만여개에 달하고 있다. 지난해 말의 22만여개보다 5배 넘게 늘어났다. 위탁자 활동계좌수 대비 온라인증권계좌수의 비중도 20%에 달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도 매월 20%이상 급증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온라인거래가 97년 4월에 처음 도입된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이다. 바야흐로 온라인 증권거래의 전성시대가 도래했다.
CSFB증권은 미국의 경우 오는 2002년에는 2건 가운데 1건이 온라인을 통해 이뤄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비슷한 양상을 띨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온라인 증권거래의 폭발적인 성장은 증권업계의 판도를 뒤바꿀 만한 태풍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다. 저렴한 투자비에다 운영비용도 점포에 비해 훨씬 적게 들어 자금력이 뒤지는 중소형사도 얼마든 지 대형사와 경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 온라인으로 위탁매매업만 전문으로 하는 온라인 트레이딩 전문업체의 대거 등장도 예상되고 있다.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은 불보듯 뻔하다. 이에 따라 증권사들은 너도나도 온라인거래 시스템과 서비스를 개선, 고객확보에 전력을 쏟고 있다.
사이버 전담직원이 투자자의 가정이나 직장을 방문해 계좌를 개설해 주는 증권사도 생겨났다. 고객들이 문서작성 등 다른 작업을 하면서도 관심종목의 시세를 확인하고 매매도 가능한 프로그램을 제공하기도 한다. 은행과의 업무제휴를 통해 은행 지점에서도 계좌개설과 주문을 낼 수 있는 곳도 수두룩하다.
최근에는 대형사를 중심으로 수수료를 올리는 대신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는 수수료 인하를 통한 고객확보 전략이 이미 한계를 보이는 데다 온라인거래 비중이 크게 높아지면서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투자정보를 전자우편으로 발송해 주는가 하면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자산배분모델을 제시하고 주식 포트폴리오를 자동으로 구성해 주기도 한다.
수익증권 및 뮤추얼펀드 판매와 같은 다양한 상품서비스를 비롯해 시황, 분석자료, 각종 투자정보 등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비싼 값을 받겠다는 전략이다.
증권사 객장을 오가는 다리 품을 팔지 않아도 되는 데다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고 수수료까지 저렴한 온라인 증권거래는 피할 수 없는 대세로 굳어가고 있다.
문병언기자MOONBE@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