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통신판 황의 법칙' 구상에 잠 못드는 황창규

향후 사업 계획 묻자 "시간 걸려 기다려달라"<br>우면동 R&D센터로 출근 서비스현황 등 보고 받아 1월 27일 주총서 회장 선임

황창규(가운데) KT회장 내정자가 18일 오후 서울 광화문 KT사옥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호재기자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지금 이야기할 단계는 아닙니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습니다."

황창규 KT 회장 내정자는 18일 서울 광화문 사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느 정도 정리가 되면 여러분들이 궁금해하고 생각하고 있는 것들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이같이 말했다.


황 내정자는 "인내를 갖고 기다려 달라"며 근황을 묻는 질문에는 "잠을 잘 못 자고 있다"고 답했다. 잠을 못자고 있다는 발언은 취재진들의 방문과 전화로 인한 것이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서는 통신판 '황의 법칙' 구상을 이유로 보고 있다.

과거 황 내정자가 스마트폰 시대 전에 "모바일 시대가 열릴 것"이라며 남다른 미래비전 능력을 보여줬던 만큼 통신 분야에서도 창의적 융합을 바탕으로 한새로운 성장동력을 찾을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제로 황 내정자는 최종 후보로 선정된 후 "글로벌 신시장을 개척했던 경험을 통신 산업으로 확대해 미래 정보통신기술(ICT)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창의와 혁신, 융합의 KT를 만드는 데 일조하겠다"고 밝혔었다.

특히 지난 16일 진행된 CEO추천위원회 심층 면접에서의 황 내정자 발언이 알려지면서 '황창규호'의 사업 방향을 짚어볼 수 있는 대목에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이날 면접에서 황 내정자는 제조업경영인이 어떻게 초고도 서비스 사업을 할 수 있겠느냐는 물음에 "제조업이 벽돌을 찍어내는 것이 아니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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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서 그는 "반도체는 우리가 과거 무슨 생각을 했고 지금은 어떤 생각을 하고 있고, 앞으로 세상이 어떻게 발전할 것이라는 통찰력이 없었으면 무슨 수로 반도체를 설계하고 미래전략사업으로 내놓았겠느냐"고 반문했다는 것이다. 이에 다소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던 추천위원들도 다른 후보자들과는 차원이 다르다며 황 내정자를 높이 평가했다는 후문이다.

삼성과의 인연에 대해서도 황 내정자는 "떠날 때 인연이 끊어졌다. 구애를 받지 않는다"고 했으며, 그럼에도 끊임없이 삼성 출신에 대한 의문부호가 찍히자 "오너가 있는 곳에서 사장을 하는 것과 없는 곳에서 꿈을 펼치는 것은 차원이 다르지 않겠나. KT에서의 성공 여부가 황창규 인생의 평가를 좌우할 것"이라고 의지를 표현했다.

때문에 통신부문 혁신과 함께 비통신부문의 대표적 자회사 가운데 실적이 좋은 BC카드와 KT렌탈 등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사업 개편이 진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아울러 황 내정자와 호흡이 맞는 통신업계 인사 영입 작업을 펼치면서, 인사쇄신도 병행할 것으로 보인다. 형태근 전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과 최두환 전 KT 종합기술원 원장, 홍원표 삼성전자 미디어솔루션 센터장(사장) 등이 황 내정자의 통신업계 측근으로 분류되고 있어 이들과의 협력여부도 관심이다.

한편 황 내정자는 이날부터 서울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로 출근해 KT 임원들로부터 통신 서비스 현황 등에 대한 업무보고를 받았다.

KT는 내년 1월27일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회장 선임과 경영계약서 승인건에 대해 논의한다. 황 내정자는 임시 주총에서 선임되면 3년 임기의 KT 회장에 오른다. KT 관계자는 "황 내정자가 공식 취임하고 나면 간담회 형식의 자리를 만들어 앞으로의 사업 구상과 계획을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권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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