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세월호 실종자 수색 중단] 현장여건 악화에 결단… 관심은 선체인양으로

크레인으로 끌어올린 뒤 플로팅독·바지선 활용 유력

정부, 7개업체 기술제안 받아 본격 인양은 내년 봄 이후될듯

11일 오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세월호 실종자 가족들이 수색 중단 결정 배경을 설명하고 충실한 인양계획을 마련해줄 것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면서 눈물을 흘리고 있다. /진도=연합뉴스

세월호에 탑승한 476명 중 9명은 여전히 '실종자' 상태로 남은 채 수중 수색작업은 끝을 맺게 됐다. 수색을 하기에는 갈수록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정부와 실종자 가족들이 이 같은 결정을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장인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1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세월호 수색작업을 종료한다"고 공식 발표했다. 지난 4월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09일 만이다. 이 장관은 "수색이 장기간 반복되면서 실종자를 발견할 가능성이 희박해졌을 뿐만 아니라 안전에 관한 현장의 거듭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잠수 수색이 한계에 이르렀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실종자 가족들도 정부의 판단을 받아들였다. 가족들은 이날 오전 전남 진도실내체육관에서 이 장관의 발표 직후 기자회견을 열고 "선체 붕괴 현상 심화로 잠수사의 안전이 우려되는 상황에서 수차례 논의를 거쳐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했다"며 "어떠한 선택도 누군가의 고통일 수밖에 없다면 수중 수색을 내려놓기로 결정했다"고 말했다. 수중 수색을 계속하는 것이 가족들의 바람이지만 주변 여건상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앞서 10월27일 실종자 가족들은 지지부진한 수색 성과와 급격히 내려가는 수온, 심한 선체 붕괴 등 점점 나빠지는 수색조건으로 인해 선체 인양 여부를 논의하던 때도 수색을 멈추지 말아달라고 정부에 요구했었다. 그리고 이틀 뒤 때마침 황지현양의 주검이 295번째로 발견됐고 가족들도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갈 수 있었다. 하지만 이들의 기대와 달리 주변 상황은 점점 나빠져만 갔다.


우선 민간 잠수사들의 입장이다. 세월호 수중 수색을 주도하는 88수중환경은 지난 추석께부터 철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부적으로 표명해왔으며 이후에도 철수 표명과 번복을 수차례 반복했다. 게다가 여론의 향방도 선체 인양으로 조금씩 기울어져 갔다. 실제로 세월호 참사 6개월을 계기로 벌인 한국갤럽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80%가 '이제는 세월호를 인양해야 한다'는 반응을 보인 바 있다. 이는 가족들에게 큰 압박으로 다가왔을 가능성이 크다. 결국 가족들이 현실적으로 처한 상황을 고려했을 때 정부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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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로써 4월16일 476명이 탑승한 여객선 세월호가 전남 진도군 조도면 부근에서 침몰해 단 한 명도 구조하지 못한 채 295명의 사망자와 9명의 실종자를 낳은 대참사가 발생한 지 반년이 넘은 209일 만에 수색작업은 종료됐다.

이에 따라 사고 수습과 관련한 논의는 선체 인양으로 초점이 옮겨지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를 찾기 위한 선체 인양 등의 방법을 고민해달라고 정부에 요구했고 정부도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해수부 관계자에 따르면 현재 7개 관련 업체로부터 인양 기술제안을 받고 가족들의 합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업체는 1,000억원 안팎의 비용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인양방법으로는 크레인으로 어느 정도 끌어올린 후 플로팅독 방식이나 잭업 바지선을 활용한 방안이 유력시되고 있다.

하지만 업체가 선정되고 인양 방법이 결정돼도 본격적인 세월호 인양작업 개시는 내년 봄 이후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겨울철로 접어들어 수온이 낮아져 잠수부의 수중작업이 어렵기 때문이다. 게다가 작업 자체도 고난도의 기술력이 필요해 인양 기간도 상당이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세월호는 국내에서 운항 중인 여객선 가운데 최대인 6,825톤급이다. 2010년 침몰한 천안함(1,200톤급)보다 5배 이상 무겁다. 이는 국내 최대 해상크레인인 삼성중공업의 삼성5호(8,000톤급)를 포함해 최소한 대형 크레인 4∼5대가 동원돼도 세월호를 들어올리기가 쉽지 않는 상황이다. 또 세월호 침몰 해역의 강한 조류 등도 인양에 불리한 여건에 한몫 더한다.

이에 대해 해수부 관계자는 "세월호 인양을 위해서는 기술적 검토가 먼저 수반돼야 할 것"이라며 "실종자 가족과 전문가의 의견을 충분히 모아 가장 합리적인 대책을 마련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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