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동아시아 경제영토 새판짜기 뜨거운 경쟁

환율전쟁·한미FTA 계기 美-中 본격 충돌 양상<br>내달 G20정상회의 등서 파워게임 윤곽 드러날듯

"미 외교정책의 중심에 경제문제를 배치해 중국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 "미국의 환율조작제재법안은 무역전쟁을 촉발시켜 세계경제 회복을 어둡게 할 것이다." (원자바오 중국 총리) 글로벌 금융위기를 타고 아시아의 경제파워가 급부상하면서 동아시아의 경제패권을 장악하기 위한 각국 간의 물밑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급물살을 타자 비상이 걸린 각국은 동시다발적으로 역내 경제통합에 가속도를 붙이면서 경제영토 확대전쟁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15일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주요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미국과 중국은 IMF 기금 증액방안 등을 놓고 팽팽한 신경전을 벌였다. 양국은 미 의회의 환율제재법안 통과로 이미 환율전쟁에 돌입했으며 경기회복의 유일한 돌파구인 아시아시장의 주도권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판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미국은 또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한국에 최단기간의 FTA 비준이라는 선물을 안겨주고 다원적 동맹관계까지 선언했으며 일본ㆍ대만 등과도 경제통합 작업을 서두르고 있다. 반면 중국은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과의 FTA 체결 및 대만과의 자유무역협정(ECFA)을 완료한 데 이어 한국은 물론 호주ㆍ인도ㆍ몽골 등과도 공식협상에 착수했거나 협상개시를 앞두고 있다. 중국과 러시아는 에너지 분야에서 신밀월관계를 맺고 금융위기로 흔들리는 미국의 지도력 공백을 메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과 한국의 위세에 밀려 샌드위치 신세에 몰린 일본은 한미 FTA 체결 이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참여해야 한다는 여론이 거세게 일고 있지만 정치적 리더십 부재로 무역자유화의 흐름에 제대로 동참하지 못하고 있다. 이 같은 아시아의 경제구도 재편은 다음달 프랑스 칸에서 열릴 G20 정상회의와 하와이의 아태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각국 간 협상력과 파워게임에 의해 구체적인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미국과 중국ㆍ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들이 내년에 선거를 통해 국가 지도자를 새로 선출하게 된다는 점도 아시아 경제지형 변화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문일현 중국정법대 교수는 "지금 동아시아에서는 미국의 글로벌 패권주의와 중국의 동아시아 지역패권주의가 본격적인 충돌양상을 보이고 있다"며 "한국은 어느 쪽에도 편중되지 않는 실리ㆍ균형외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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