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형 문자호출기를 생산하는 ㈜알에프테크(대표 박재현)의 직원들은 요즘 정신없이 바쁘다. 지난해 12월 양산을 시작한 후 홍콩, 미국등서 주문이 쇄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달까지 140만달러의 수출실적을 기록하는 등 5개월만에 수출만으로 작년 총매출액의 절반을 훨씬 웃도는 18억원을 달성했다.알에프가 이처럼 해외시장에서 호평을 받는 이유는 뛰어난 외형디자인 때문이다. 이회사는 처음 제품개발단계부터 산업디자인진흥원(KIDP)에 디자인개발을 의뢰해 500만원의 지원금을 받음과 동시에 전문업체도 소개받았다. 금형제작에 필요한 비용도 진흥원으로부터 9,900만원을 융자받아 해결할 수 있었다. 알에프는 KIDP의 이러한 지원에 힘입어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보다 3배이상 늘어난 100억원으로 잡고 있다.
통신기기업체인 윌텍정보통신(대표 장부관)도 진흥원의 덕을 톡톡히 봤다. 윌텍이 휴대폰 단말기를 이용해 물류, 유통, 배차관리를 할 수 있는 데이터터미널 장치 개발을 시작한 것은 지난해초. 위치정보제공 기능등 첨단기능을 갖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시도했으나 시제품 제작에 필요한 자금이 부족했다. 고민에 빠져 있을 때 떠오른 곳이 산업디자인진흥원. 도안을 들고 찾아갔다. 진흥원은 서류를 검토한 후 2억5,400만원의 대출을 결정했고 윌텍은 시제품과 금형을 제작하고 올해 2월 「메신저큐」라는 제품을 출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지금 해외바이어들로부터 문의가 쇄도해 지금까지 4,000만달러, 유사제품까지 포함하면 8,000만달러에 달하는 상담실적을 올렸다.
이처럼 중소업체의 디자인개발 지원의 첨병역할을 하는 산업디자인진흥원(원장 노장우·盧莊愚)이 이달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다. 디자인 지원체계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을 통해 국내 중소수출업체에 대한 집중지원에 나서는 등 서울경제신문사가 펼치고 있는 「중소기업과 함께 세계로」연중캠페인에 적극 동참을 선언하고 나섰다.
디자인진흥원은 그 첫번째 단계로 이달부터 「10대 수출유망품목」을 선정해 디자인 개발사업등에 우선 지원해 주기로 했다. 10대 유망품목에는 가전제품 컴퓨터·정보통신기기 섬유·신발 레저·스포츠용품 생활용품 문구·사무용품 조명장치 자동차 주변기기 주방용품 의료기기등이 속한다.
개발지원비도 사업비의 3분의2 또는 3,000만원까지 지원되고 성공으로 평가되면 정부출연금의 30%만을 기술료로 징수하기 때문에 업체들의 입장에서 볼때 부담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또 지급시기도 이전에는 개발이 완료된 후 이루어졌으나 지금부터는 협약을 체결한 후 50%를 지급하고 최종 개발됐을 때 나머지 50%를 지급함으로써 초기에 발생하는 비용부담을 줄였다.
특히 업계의 해외시장 개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이달부터 해외유명 전시회 참가업체에 부스임대료, 설치비, 운송비등 700만원을 지불키로 했다. 또 디자이너나 관련교수등 디자인관련 종사자에게 왕복항공료도 제공한다.
진흥원의 한관계자는 『지금까지는 개발·융자비등 소극적인 지원에 머물렀으나 앞으로는 중소업체의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설』이라며 『전시회 지원의 경우 아직 공고가 나가지도 않았는데 벌써부터 많은 기업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송영규 기자 SK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