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밑빠진 독” 종금사가 주인/시중금리 급등·환율 다시 등락 거듭

◎금리/자금흐름 왜곡… 4대그룹 사채도 거래 안돼자금흐름 경색이 심화되면서 시중금리가 치솟고 있다. 24일 회사채유통수익률은 연 16.05%, CP(기업어음) 수익률은 연 18.52%로 전주말대비 각각 1.55%포인트, 0.55%포인트씩 급등했다. 이같은 금리폭등의 원인은 ▲돈이 당장 필요한 종금사들로 자금이 흘러들 수 없는 시장구조와 ▲IMF 구제금융이후에 대한 불안감이다. 이날 한국은행은 통화안정증권 중도환매를 통해 1조1천1백억원, 환매채(RP)방식을 통해 6조원을 시중에 풀었으나 금리폭등을 막을 수 없었다. 특히 통안증권 중도환매의 경우 한은은 당초 3조원어치를 공개입찰에 부쳤으나 응찰규모는 이처럼 작았다. 당장 돈이 필요한 종금사 등 금융기관들은 통화채나 RP조작대상 국채를 보유하지 않고 있어 한은이 아무리 돈을 풀려고 해도 막상 필요한 곳은 이를 받아들이지도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이날 자금시장에서 형성된 또 하나의 기류는 금리폭등에 대한 강한 기대심리였다. IMF구제금융이후 전개될 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재무구조가 취약한 상당수 대기업의 도산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으면서 회사채는 「언제 휴지조각이 될 지 모른다」는 분위기탓에 사려는 세력이 완전히 자취를 감췄다. 그동안 회사채시장의 명맥을 지켜오던 삼성, 현대, LG등 거대그룹의 회사채조차 매입세력이 없어 이날 3건(대기업기준)의 거래밖에 이뤄지지 않았다. 자금시장의 한 관계자는 『IMF구제금융이 실시되면 멀지않아 회사채수익률이 연20%대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손동영 기자> ◎환율/IMF 자금집행까진 불안한 장세 지속 예상 지난주말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신청에 힘입어 잠깐 안정세를 보였던 원화의 대미달러환율이 24일 상승세로 반전, 달러당 1천1백원선에서 등락을 거듭하고 있다. 연일 상한가를 치며 달러당 1천1백39원까지 치솟았던 환율은 지난 22일 1천76원40전으로 하루동안 62원60전이나 폭락했지만 24일 다시 1천1백원선으로 올라섰다. 외환딜러들은 적정환율을 찾지못한 채 종일 치열한 탐색전을 펼쳤다. 이날 외환시장에선 개장가격이 기준환율보다 21원40전 낮은 1천55원에 머무는 등 하향안정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으나 외화자금난을 겪고 있는 종금사들이 달러사들이기에 나서면서 다시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또 IMF구제금융 신청에 따른 국내 외환시장의 심리적 안정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중은행들의 외화난이 여전한 현실도 변수가 되고 있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IMF 구제금융이 실제 이루어지기까지 최소 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고 그동안 어느 수준에서 환율이 안정을 찾을지 주목하고 있다. IMF구제금융 집행때까지 외화부도위기에 처한 종금사와 시중은행이 한쪽에, 다소 여유가 있는 국책은행과 외화예금을 보유중인 기업들이 다른 한쪽에 서서 밀고당기는 공방을 계속할 전망이다. 특히 외화를 과다보유하고 있는 일부 대기업들이 IMF자금유입이 시작될 때까지 환율상승 기대심리를 버리지 않고 버틸 경우 환율의 하향안정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외환시장 관계자들은 『당분간 달러당 1천1백원을 중심으로 위아래 1백원정도의 등락이 거듭되는 불안한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시장 참가자들중 어느 누구도 적정환율대를 찾지못해 애태우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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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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