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이날 문 후보의 선출과 뒤이은 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 대학원장의 출마선언이 가져올 시너지 효과에 주목하고 있다. 사실상 박근혜ㆍ문재인ㆍ안철수 3각 구도로 대선 지형이 짜인 것이다. 당은 1인 독주에 가까웠던 그동안과 달리 상대가 있는 본격 경쟁이 시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당은 특히 지난주 '인혁당 입장 논란'으로 박근혜 대선후보의 지지율이 일부 하락한 터라 야권후보의 약진이 가져올 타격이 클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여당 내에서는 결국 박근혜ㆍ안철수 후보 간 대결을 점치는 목소리가 높지만 막판 지지율이 상승 중인 문 후보가 변수다. 문 후보와 안 원장의 출신 지역인 부산ㆍ경남 민심이 최근 여권에 이반하고 있다는 점도 박 후보로서는 악재다.
특히 대선 전 추석은 전국의 밥상머리 민심이 지지 후보를 가늠하는 시기다. 이에 따라 박 후보는 추석 전 정치ㆍ정책 쇄신은 물론 역사관 논란을 후보가 직접 마무리 짓는 정공법으로 대응할 계획이다. 국정운영 능력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박 후보는 직접 ▦재벌개혁 ▦청년 일자리 ▦서민주택 정책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또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벗어나기 위해 인사권을 각 부처 장관에게 분산하고 검찰 등 사정기관 개혁방안도 내놓을 예정이다. 이와 함께 지방을 돌며 서민들과 만나면서 이번주 중반께 박 후보가 5ㆍ16이나 유신 등 과거사 문제 등에 대해 자연스럽게 설명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새누리당의 한 관계자는 "수도권 출신에 지지층이 겹치는 손학규 후보에 비해 문 후보는 오히려 쉬운 상대"라면서도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를 지켜보며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새누리당은 민주당 내 분란이 거센 와중에서 문 후보가 승리한 점은 문 후보와 안 원장의 단일화를 촉구하는 야권의 여론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당은 안 원장의 출마를 기정사실화하고 있으며 문 후보와 안 원장을 향해 본격적인 검증에 들어갈 계획이다. 박 후보 측 핵심 관계자는 "박 후보는 지난 경선과 이번 대선에서 수년간 검증을 받은 반면 안 원장은 책 한 권 이외에는 전혀 검증 받지 않으면서 대선 여론조사에 오르는 등 똑같은 대선 후보 취급을 받고 있어 불공정하다"면서 "그동안 나온 의혹 수준이 아니라 사실에 기반한 검증에 들어가면 안 원장에 타격이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미 국회 정무위ㆍ지경위 등에서는 여당 의원이 국정감사 증인으로 안 원장 의혹 관련 인사를 신청한 상태다. 새누리당은 앞으로 문 후보를 향해서도 검증의 칼날을 겨눌 것으로 보인다. 지난 총선에서 이종혁 전 새누리당 의원은 문 후보가 2003년 부산저축은행에 관한 압력을 행사했다고 주장했고 당은 문 후보의 양산 자택이 무허가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