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원유 가격과 금값 등이 연일 고공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반면 면화와 설탕ㆍ구리 등 다른 상품들은 최근 큰 폭으로 떨어지고 있다. 지난해 기상악화에 따른 농산물 수급불안이 올 들어 공급증가에 힘입어 안정화하고 있으며 금속가격 안정은 중국 등 신흥국가들의 경기과열 억제정책이 수요량 전망을 낮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면화와 설탕ㆍ구리와 아연 등의 선물 가격이 지난 2월과 3월 역대 최고점을 찍은 후 지금까지 두자릿수대의 하락률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면화는 뉴욕 국제선물거래소(ICEC)에서 3월 중순 파운드당 2.1515달러에서 지난달 29일 현재 1.7878달러로 1달여 사이에 17% 하락했다. 2월 30여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던 설탕 가격도 34% 급락한 상태다.
시장 거래량이 많은 주요 금속인 구리와 아연도 각각 2월의 최고치에 비해 현재 각각 13%와 10% 떨어졌다.
WSJ는 "상품가격이 급락하는 이유는 다양하다"면서도 ▦남반구 지역의 수확시즌에 따른 곡물 공급량 증가 ▦최대 금속 소비국 중국의 긴축기조 강화 등을 주원인으로 꼽았다. 상품시장 급등의 주요 원인인 달러 약세가 오히려 강화되는 추세이지만 최근의 수급 부문 안정이 더 영향력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 한편에서는 투기세력이 가격 하락에 본격적으로 베팅하기 시작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최근 상품가격의 급락세가 향후 상품시장 추세적 하락의 시작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상품시장 랠리가 단순히 수급불안에 따른 상승을 넘어서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던 만큼 다음 순서는 가파른 추락이라는 것이다. 투자전문지인 하드에셋인베스터의 브래드 지글러 편집장은 "상품시장은 변동성이 매우 높은 시장"이라며 "급등한 상품은 곧 급락할 수 있다는 점을 예상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