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8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그동안 감소세를 지속해온 은행의 대기업대출이 지난 8월1일부터 25일까지 약 2조원 증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지난해 1월 약 6조원이 늘어난 이래 1년7개월 만에 최대치다.최근까지 대기업대출은 주식시장의 활황과 부채비율 감축 노력 등으로 소폭의 등락 속에서 전반적인 감소세를 보여왔다.
대기업대출이 다시 늘어난 것은 대우사태 여파로 투신사의 회사채 인수여력이 줄어든데다 회사채 발행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기업들의 기업어음(CP)·회사채 발행수요가 은행대출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들의 이 기간 중 회사채·CP 순발행분은 각각 1조1,000억원, 3조3,000억원 감소했으며 유상증자 등 주식발행도 전월에 비해 줄어들었다.
일부 기업들은 금리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예상, 은행대출을 받아 소요자금을 미리 확보해두려는 가수요까지 발생하고 있다고 한은은 분석했다.
중소기업의 대출증가 추세도 꾸준히 이어져 같은 기간 1조9,000억원이 늘어났다. 이에 따라 은행계정과 신탁계정을 합한 은행대출은 총 4조4,807억원 증가했다.
은행예금도 수시입출금식 예금과 6개월 미만의 정기예금 등 단기성 예금을 중심으로 13조8,000억원이 급증해 시중자금의 흐름이 주식시장에서 은행 쪽으로 바뀌고 있음을 드러냈다.
반면 그동안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였던 주식형 금융상품의 수신액은 최근 주가하락 등의 영향으로 같은 기간 2조5,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권홍우기자HONGW@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