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은 12일 총선 결과와 관련해 "이번 선거 결과는 어려울 때일수록 흔들리지 말고 열심히 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며 "특히 청와대가 모범을 보여달라"고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수석비서관들과 티타임을 갖고 "민생문제 해결을 흐트러짐 없이 해야겠다고 결의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박정하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또 "남은 임기 동안 공직자들은 민생 챙기기를 위해 비상기간이라는 자세로 업무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는 새누리당이 예상을 깨고 승리했지만 최대한 몸을 낮춘다는 방침이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주해군기지 등 정책적 결정에 대해서는 야권의 파상공세를 여권과 공조하며 막아내겠지만 민간인 불법 사찰, 측근ㆍ친인척 비리, 내곡동 사저 등 각종 의혹과 관련해 국회의 공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기 때문이다.
4ㆍ11총선으로 힘이 실린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과의 관계도 재설정하는 방안을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박 위원장은 이해가 맞는 부분은 최대한 협력을 하겠지만 민심이 떠난 부분에 대해서는 각을 세우며 청와대와 분명한 거리를 둘 것으로 예상된다.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등 야권뿐 아니라 새누리당도 총선 공약으로 복지확대를 내놓은 만큼 정부와의 원활한 대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위원장이 본격적인 대선 레이스를 펼치는 오는 6월께가 청와대와 손을 끊는 시기가 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대통령이 남은 임기 동안 외교ㆍ안보 등 대외적인 활동과 민생 챙기기 등에 전념하고 국내 정치는 대선 후보로 위상을 강화한 박 위원장이 맡는 역할 분담론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