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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9년 설립된 의약품류 제조업체 M사는 갑작스러운 자금부족 사태를 맞아 하나은행에 긴급지원자금 30억원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차입금 의존도가 70%를 웃돌 정도로 재무구조가 열악했다. 통상적인 중소기업 대출로는 처리가 불가능했다.
하나은행은 그러나 다른 접근방법을 선택했다. 재무구조보다는 기술력을 평가하기로 했던 것이다. 하나은행은 곧 기술신용평가기관(TCB)에 기술신용평가를 의뢰했다. 그 결과 이 회사는 기술력 T-4(양호) 등급 판정을 받았다. 하나은행은 자신 있게 30억원 전액을 신용으로 지원했고 이 회사는 난관을 극복할 수 있었다.
화학제품류를 생산하는 중소기업 M사는 제품생산에 필요한 운영자금이 부족해 하나은행에 자금지원을 요청했다. 이 회사는 초기자금이 부족해 설립 이후 늘 비용문제에 시달려야 했다. 내부 기술금융부서에 즉각 기술평가 의뢰가 들어왔다. 은행은 객관적인 틀을 활용해 기술력을 평가한 결과 우수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나은행은 곧 50억원의 신규 여신을 집행했다.
작년 하나은행이 실시했던 기술금융 지원 사례다. 하나은행은 정부가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기술금융 활성화에 선제적으로 부응하고 있는 몇 안되는 은행 중 하나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9월 중소기업사업본부 내 '창조금융지원센터'를 신설했다. 기술금융의 조기정착, 활성화,마케팅등을 전담하는 이 센터에는 이공계 전공자, 전문심사역, 회계사 등 총 24명의 전문인력이 배치됐으며 △기술금융 전담 심사 △기술평가 모형 개발 △제도 구축 △상품개발 △마케팅 등을 전담한다.
하나은행은 '중소기업 행복나눔대출', '하나Tech론' 등을 출시해 기술금융 규모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작년말 현재 국내 시중은행의 기술금융 총 건수는 1만4,413건이며, 금액 규모는 8조9,2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하나은행의 실적은 1,470건, 1조183억원으로 시중은행 중 신한은행(17조), 우리은행(13조) 다음으로 높다. 그러나 전체 중소기업대출 규모에 대비해 보면(우리은행, 신한은행 14년말 현재 전체 중기업대출 각각 60조 규모·하나은행 35조 규모) 하나은행의 기술금융 실적이 압도적으로 높다. 하나은행은 이밖에도 성장사다리펀드에 대한 출자 및 벤처캐피탈사와의 협약 체결을 통한 중소 벤처기업 지원에 대한 지원을 지속하고 있다.
/박해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