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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토탈과 광물공사의 두 최고경영자(CEO)가 '지식 품앗이'로 교감을 나눈다.
각자의 전문성을 높이 산 손석원 삼성토탈 사장과 고정식 광물공사 사장이 상대방의 회사에서 강연을 하며 전문지식을 기부하고 있는 것. 양사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강연은 지식공유로 이어지고 있다.
손 사장은 5일 광물자원공사를 찾아 공사 직원을 대상으로 혁신을 주제로 한 강연을 진행했다. 현장 조직의 혁신을 이루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과 구체적인 노하우를 공유한다는 취지에서다. 손 사장은 강연에서 현장의 눈높이에 맞는 사고와 정책, 직원들의 자율성과 역량을 높이기 위한 인재교육의 중요성 등을 강조했다.
이번 강연은 고 사장의 요청으로 진행됐다. 고 사장은 지난해 8월 광물공사 사장에 취임한 후에 공사 임원들에게 '삼성을 벤치마킹해야 한다'는 발언을 자주할 정도로 혁신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손 사장은 삼성그룹은 물론 국내에서 손꼽히는 혁신 전문가다. 손 사장은 최근 한국표준협회와 함께 삼성토탈의 16년 혁신 스토리를 담은 '혁신, 사람이 첫째다'라는 서적을 발간하기도 했다. 이 책은 시중 서점에서 판매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며 높은 관심을 받고 있다. 손 사장이 주도하고 있는 삼성토탈의 혁신활동은 토탈 본사는 물론 일본 기업에서 벤치마킹하는 세계적인 혁신 성공사례로 꼽힌다. 고 사장 입장에서는 손 사장이 광물공사에 혁신 마인드를 심어 줄 최적의 강연자인 셈이다.
손 사장이 흔쾌히 강연에 나서주면서 고 사장도 이에 화답하기 위해 삼성토탈 임직원을 대상으로 강연을 준비하고 있다. 고 사장은 다음달 3일 삼성토탈을 찾아 특허와 자원 분야를 주제로 특강을 진행할 계획이다. 고 사장은 광물공사 사장 취임 전 지난 2008년부터 3년간 특허청장을 지내면서 유럽연합(EU)과 미국ㆍ일본ㆍ중국ㆍ한국 등 세계 특허 5강의 특허 협력체 IP5를 주도하는 등 국내 대표적인 특허 전문가다. 그 이전에는 정부의 에너지 및 산업정책 분야에서 30년을 근무한 자원 전문가기도 하다. 고 사장은 글로벌 정유화학 업체인 삼성토탈에 자원 및 특허 전략을 조언하게 된다.
사실 두 CEO는 모두 서울대 화학공학과 출신으로 손 사장이 선배다. 동문으로서 평소 서로의 전문성을 잘 알고 있는 만큼 각자의 조직 발전에 기여하기 위해 지식을 나누게 된 것으로 보인다. 실제 두 사람은 별도의 강연료도 받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광물공사의 한 관계자는 "두 CEO가 혁신 마인드를 공유해보자는 차원에서 서로의 전문영역을 나누게 된 것"이라며 "손 사장이 혁신 강연을 진행해준 만큼 답례 차원의 강연을 진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