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쪼개고… 붙이고… 재계 M&A 가속화 속내는] KT렌탈 20여곳 응찰 '대박'… 동부하이텍은 한 곳만 입찰

■매물 쏟아지지만… 흥행 양극화

노조 반대·추가비용도 M&A 변수


기업들이 앞다퉈 선제적인 사업 재편에 나서면서 인수합병(M&A)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비(非)주력 계열사를 중심으로 매물이 쏟아져나와 양극화 현상이 심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양극화 조짐은 이미 나타나고 있다. 지난 11월20일 인수 예비입찰을 실시한 KT렌탈의 경우 SK네트웍스와 롯데·한국타이어·효성·오릭스 등 국내외 대기업은 물론 대형 사모펀드(PEF)까지 총 20여곳이 응찰해 흥행 대박에 성공했다. KT렌탈은 국내 자동차 렌탈 시장에서 점유율 26%에 이르는 부동의 1위 업체로 이번 응찰에 참여한 기업들은 금융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노리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KT렌탈의 인수전이 과열돼 최종 매각가가 1조원을 넘길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KT는 인수후보자를 10곳 안팎으로 추려 실사를 거친 뒤 이르면 올해 말께 본입찰을 실시할 계획이다.


반면 상대적으로 성장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평가 받는 매물들은 흥행 참패를 면치 못하고 있다. 10월 말 IA 컨소시엄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동부하이텍은 애초 중국과 대만의 반도체업체와 국내외 투자펀드를 비롯해 일부 대기업들의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결과적으로는 IA 컨소시엄 한 곳만 입찰에 참여하면서 흥행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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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반대나 추가비용 부담 같은 변수들도 M&A의 발목을 잡는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포스코는 알짜 계열사인 포스코특수강을 세아그룹에 넘기는 대신 현금을 받아와 재무구조를 개선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포스코특수강 노조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혀 아직까지 기업 실사도 진행하지 못하고 있다. 포스코특수강 노조는 기업 매각대금의 10%를 위로금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하고 있다. 포스코 고위관계자는 "올해 안에 매각을 완료하겠다는 게 기본 입장이지만 노조 등 해결되지 않는 변수가 있어 작업이 지연될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10월 대유그룹에 인수된 대유위니아(옛 위니아만도) 역시 3월 KG그룹이 당시 위니아만도의 소유주인 유럽계 사모펀드 시티벤처캐피털(CVC)과 양해각서(MOU)를 맺고 인수에 나섰지만 직원들의 반발로 보름 만에 무산됐다. 이후 8월에는 현대백화점그룹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지만 위로금과 지분 일부를 우리사주조합에 출연해달라는 노조의 요구를 부담스러워하며 인수를 포기했다. 인수자가 올 한 해만 두 차례 바뀐 끝에 매각이 이뤄진 것이다.

동부발전당진의 경우 6월 포스코가 인수계획을 철회한 뒤 9월 삼탄이 새로운 인수후보로 나섰지만 예비송전선로를 설치하는 데 대한 비용 부담을 못 이겨 포기했다 이후 10월 SK가스와 산업은행이 공동인수를 결정하며 간신히 새 주인을 찾았다.

이 밖에 현대그룹이 내놓은 현대증권과 포스코가 각각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광양LNG터미널, 포스코 우루과이와 쌍용건설 등도 매각이 지연될 수 있는 매물들로 꼽힌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대형 투자펀드를 중심으로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이 17조원 안팎에 이를 정도로 크다고 하지만 일부 매물은 시장의 관심을 받지 못해 매각작업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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