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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와 LG전자 간 냉장고 '물' 전쟁이 시작됐다.
LG전자가 최근 정수기 기능을 접목한 냉장고를 선보인 데 이어 삼성전자는 탄산수를 만들어주는 냉장고를 국내에 출시할 예정이다. 정수기와 탄산수 등 '물'이 소비자가 냉장고를 선택하는 주요 변수로 떠오른 셈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4월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시장에 출시한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를 9월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이 냉장고는 미주 지역 소비자들이 탄산수를 즐겨 마신다는 점에 착안해 만든 아이디어 제품이다. 정수된 물을 탄산수로 바꿔주는 기능이 있어 생수를 넣고 냉장고의 버튼을 누르면 간편하게 탄산수를 마실 수 있다. 탄산수의 탄산 농도는 세 가지로 선택할 수 있다. 탄산수 제조에 사용되는 탄산가스(CO₂) 실린더는 냉장고 도어 안쪽에 배치해 쉽게 설치ㆍ교환이 가능하다.
이 냉장고는 약 870리터의 대용량으로 미국에서 2,900달러(약 323만원)에 판매 중이며 최근 미국의 소비자 전문지 '컨슈머리포트'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면서 전세계 4도어 냉장고 가운데 최초로 추천 명단에 올랐다. 컨슈머리포트는 "지금까지 테스트한 4도어 냉장고들은 추천 명단에 오르기에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삼성 제품은 뛰어난 성능을 보여줬다"며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를 극찬했다.
이 같은 컨슈머리포트의 호평이 삼성전자가 북미에 이어 국내에서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 출시를 결정하게 된 배경으로 풀이된다. 또 최근 국내에서 웰빙 열풍 속에 탄산수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한국에서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를 선보이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제휴해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를 만든 이스라엘 탄산수 제조기업체 소다스트림은 올해 국내에서 지난해보다 다섯배가량 늘어난 400억원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탄산수 시장 규모는 연간 100억원 정도로 전체 생수 시장의 2%에 못 미치고 있어 앞으로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
한편 삼성전자의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 국내 출시로 LG전자가 최근 선보인 얼음정수기 탑재 냉장고 'LG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와의 경쟁도 주목된다.
LG 디오스 정수기 냉장고는 일반 정수기와 똑같은 3개의 필터를 사용해 완벽한 정수능력을 구현한 게 특징이다. 반면 삼성 스파클링 워터 냉장고는 정수 기능은 없지만 정수된 물을 탄산수로 바꿔주는 차별화된 기능을 갖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