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동아그룹(21C유통시장 재벌이 뛴다)

◎「택배」60년 노하우… “유통강자 자신감”/다점포화 박차 2003년 매출 2조 목표/백화점­중동·천안민자역사 등에 6개점 오픈/신업태­한국형 하이퍼마켓 수도권중심 개설/호텔 등 갖춘 복합쇼핑몰·통신판매업 진출계획도동아그룹 하면 먼저 리비아 대수로 공사가 떠오를 정도로 동아그룹은 건설 이미지가 강하다. 하지만 거슬러 올라가 보면 동아그룹도 대한통운을 통해 「택배」라 불리는 문전 배달서비스를 60여년간 해오고 있으며 지난 91년에는 소매 유통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어 현재 백화점과 할인업태를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백화점과 할인점은 물론 쇼핑몰(쇼핑콤플렉스), 통신판매 등 다양한 유통사업에 진출한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동아그룹의 유통산업은 백화점을 운영하고 있는 동아건설산업 유통사업본부, 택배 및 토털물류 서비스를 하고 있는 대한통운과 중소규모 할인점망을 구축하고 있는 대한통운 내 유통사업부가 각각 나누어 담당하고 있다. 건설 유통사업본부는 지난 91년 인천광역시 부평구에 「시티백화점」 부평점을 개점한 이래 아직까지 1개점만을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동아건설측은 부평점이 위치한 상권이 당시 유통이 낙후한 지역으로 평가돼 사업 전망이 다소 불투명했음에도 불구 개점 2년만에 흑자를 기록하는 등 성공적으로 사업을 꾸려온 점을 강조, 나름대로 유통사업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 이같은 자신감을 배경으로 동아건설은 시티백화점을 서울시내에 입성시키는 등 다점포화를 추진, 21세기 초일류 유통그룹으로서 면모를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동아건설 중장기 경영전략의 내용을 보면 ▲백화점의 다점포화를 추진 ▲신업태 사업에 진출 ▲수도권지역의 신흥 핵심상권에 입지를 선점 ▲서해안시대를 앞둔 국제화시대에 대비하는 것 등을 핵심전략으로 삼고 있다. 이같은 전략을 통해 동아건설은 오는 2003년까지 백화점을 6개로 늘리는 한편 신업태 사업에도 진출, 하이퍼마켓 10개 점포를 확보해 매출 2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워놓고 있다. 우선 백화점 부문은 현재 부천시 중동신도시에 98년 개점을 목표로 연면적 4만5천평, 매장면적 1만평 규모의 초대형 매머드급 백화점을 건립중이다. 부천시 전역, 상동택지개발지구, 삼산·부개지구, 계산택지개발지구 등 초광역상권을 겨냥하는 부천점은 4만5천평의 면적에 백화점뿐 아니라 레저·스포츠공간, 문화·예술 공간, 테마파크 등 대단위 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그러나 부천지역에는 이미 더 큰 규모를 자랑하는 LG백화점, 프랑스계 할인점인 까르푸 등 대형점이 선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시티백화점 부천점의 성공 여부는 쉽사리 예단할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부천점의 성공 여부는 앞으로 동아그룹 유통사업의 전개에 상당한 가늠자 역할을 할 공산이 크다. 이와함께 동아건설은 최근 철도청이 발주한 천안 민자역사 개발의 주관사업자로 선정돼 백화점의 다점포화 속도가 한층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천안민자역사는 1만3천여평의 부지에 연면적 3만여평, 매장면적 1만5천여평, 지하2층, 지상8층 규모로 건설되는데 현대식 백화점과 슈퍼센터, 스포츠시설, 시네마타운 등 현대적 문화·레저기능을 포함한 첨단 복합쇼핑센터가 들어설 예정이다. 동아건설은 이중 백화점·슈퍼센터 등을 직접 운영할 계획이며 내년에 착공에 들어가 오는 2000년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동아건설은 신업태 사업에도 진출할 계획을 갖고 있다. 신업태 컨셉은 한국형 유통구조와 국내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매장규모 2천∼3천평 정도의 하이퍼마켓으로 정하고 현재 그룹이 보유중인 서울 신도림, 파주, 남양주, 용인, 김포 등의 기존 물류센터 부지를 적극 검토중이다. 신업태 매장은 오는 2001년까지 서울 신도림 등을 포함해 5개 정도 오픈한다는 방침이다. 인천시 서구 경서동 매립지도 동아그룹의 유통사업 추진 과정에서 「비장의 무기」가 될 잠재력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다. 동아그룹은 서해안 시대를 앞두고 국제화에 대비해 영종도 인천 국제공항 개항과 송도 신도시의 미디어밸리 조성계획과 연계해 호텔, 컨벤션센터, 문화·예술 지원시설, 테마파크(20만평), 쇼핑몰(4만5천여평) 등을 갖춘 새로운 개념의 「김포 콤플렉스」로 개발하겠다는 야심찬 구상을 갖고 있다. 그러나 5백만평에 달하는 경서동 매립지 개발 문제는 현재 농림지역으로 돼있는 이곳을 상업지역으로 용도변경하자는 인천시측과 용도변경이 불가하다는 농림수산부간에 이견이 팽팽히 맞서 있어 수년째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 형편이다. 최근 인천시측이 경서동 매립지를 단계적 공영개발 방식으로 추진하겠다며 이를 2011년 도시개발계획에 포함시킬 수 있도록 협조해줄 것을 농림부에 요청하는 등 움직임이 나오고 있긴 하지만 아직은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경서동 매립지 개발이 성사될 경우 동아그룹의 유통사업도 한단계 도약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동아건설 유통사업본부가 동아그룹 유통사업의 한쪽 날개를 담당하고 있다면 대한통운은 다른쪽 날개 역할을 하고 있다. 문전배달서비스, 이른바 「택배」라 불리는 운송사업에서 60여년의 전통을 갖고 있는 대한통운은 「한국물류사업의 산 증인」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있다. 더욱이 운송사업의 오랜 노하우가 바탕이 된데다 최근들어 특산품 산지직송 배달, 맞벌이 부부를 위한 휴일 화물배달, 골프인구를 위해 골프채를 배달해주는 골프특송 등 현대인들을 겨냥한 다양한 상품개발에 힘쓴 결과 최근 4∼5년째 2백%대의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 대한통운은 앞으로 단순배달 시스템에서 탈피, 제조업체의 물류비 절감에 한 몫 할 수 있는 전략적 제휴의 일환으로 입고­보관­재고관리­포장­출고­배달 등 전과정을 관리하는 토털물류서비스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또 동종업체를 묶어 공동으로 물류를 담당하는 공동물류 서비스도 활성화하는 등 본격적인 토털물류업체를 지향하고 있다. 한편 90년대 들어서면서 사업다각화를 모색하던 대한통운은 유통업이 성장잠재력도 높고 기존 물류업의 노하우를 유통업에 접목시키면 시너지 효과도 클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소매 유통업에도 발을 들여놓았다. 사실 대한통운은 전국적으로 조직망이 깔려 있고 보유 부동산 활용이 용이하며 물류시설이 이미 완비돼 있는 등의 이점으로 인해 어느 업체보다도 유통업 진출이 손쉽다고 자평하고 있다. 94년 9월 유통사업부를 신설, 전국의 보유 부동산에 대한 사업 타당성 조사를 마치고 95년 10월 할인점 컨셉인 「코렉스마트」 1호점을 군산에 오픈, 1년반만에 점포수를 14개로 늘렸다. 현재 제천 익산 의왕 등 전국 10개 지역에 출점을 위한 사업 타당성 조사를 벌이는 등 꾸준한 다점포화를 시도하고 있다. 코렉스마트는 일반적인 할인점에 비해 3백∼1천평 정도로 점포규모가 적다는 점이 다소 약점이 될수는 있으나 대한통운측은 촘촘한 물류망을 통한 신속한 수송, 지역 특산품 개발 노하우, 직수입 상품 개발 등 서비스와 상품력으로 이를 극복하겠다는 방침이다. 유통사업부는 또 통신판매 사업에도 신규 진출키로 하고 현재 통신판매사업 팀을 가동, 연내 사업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대한통운 유통사업부는 앞으로 2∼3년동안 「코렉스마트」를 40개 정도 확충할 계획이며 2000년대 이후에는 지방에서 축적된 노하우를 이용해 수도권까지 진입, 매출규모를 현재의 2천억원에서 1조5천억원대(총 외형의 50%수준)로 끌어올릴 계획이다.<이효영> ◎인터뷰/동아건설 유한용 유통사업본부장/“계열사연계 시너지효과 극대화 인재육성·협업화통해 개방대비” 동아그룹은 「택배」사업에 이어 백화점과 할인점인 「코렉스마트」의 점포확충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 하이퍼마켓 건립과 함께 통신판매시장 진출도 계획하고 있는 등 유통부문에 집중적인 투자를 하고 있다. 이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유한룡 동아건설유통사업본부장으로부터 앞으로의 방향과 전략 등에 대해 들어본다. ­유통사업의 중장기계획을 말씀해주십시오. ▲크게 다점포 출점과 신업태 진출을 기본전략으로 삼고 있다. 백화점의 경우 점포수를 오는 2003년까지 모두 6개로 늘릴 방침이며 신업태는 2001년까지 수도권 신흥상권을 중심으로 10개의 하이퍼마켓을 세울 예정이다. 2003년 유통부문 매출액을 2조원으로 잡고 있다. ­유통사업에서 내세울 만한 타그룹과의 차별화전략이 있다면. ▲동아그룹은 유통사업을 전개하는데 있어 차별화 또는 유리한 점이 많다. 계열사 중 유통관련 기업이 많아 시너지효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동아건설이 보유하고 있는 건설 노하우와 대한통운의 물류 및 택배시스템이 연계될 경우 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의 국내 유통시장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지. 또 외국계 할인점 등의 공세가 만만찮은데 이에 대한 대응책은. ▲향후 몇년간은 과도기 내지 재편기를 거쳐 한국 소비자에게 맞는 새로운 유통환경이 조성되고 인수합병을 통해 업계구도도 크게 변할 것이다. 그러나 백화점과 신업태는 주어진 역할이 따로 있다. 업태에 연연해하기보다는 환경에 유연한 포맷을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 각 기업의 강점을 살린 협업화와 공동화로 외국업체에 맞서야 한다. ­앞으로 유통사업을 해나가는 과정에서 어떤 부문에 중점을 둘 방침인가. ▲소매업은 철저히 사람에 의해 행해진다. 따라서 인재육성과 발굴이 가장 중요하다. 외국사에 우수한 인재를 빼앗기지 않고 자체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교육투자가 우선시돼야 훌륭한 시스템도 개발할 수 있다. ­동아그룹은 대한통운과 시티백화점이 유통사업을 나누어 진행하고 있는데 앞으로의 협력관계는. ▲세계 최대의 유통업체인 월마트의 강점은 소비자와 점포의 중심점을 물류센터에 두고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할 때 시티백화점의 대형점 운영 노하우와 대한통운의 물류망, 코렉스마트와의 공동구매를 통한 바잉파워 확보 등을 검토해볼 수 있다. 그러나 현재는 각자의 영역에서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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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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