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펄프(회장 유훈근) 직원들은 요즘 이말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4월 부도난 이후 지난달 법정관리 인가결정을 받기까지 1년반동안 맘놓고 숨한번 쉬지 못했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회사가 정상화되면서 「기살리기」 프로그램까지 가동되고 있기 때문이다.동해펄프는 조만간 회사창립 이래 최대규모의 승진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승진대상은 전체직원 387명 가운데 20%가량. 최근 5년간 신규채용이 없어 입사 5년차가 아직도 평사원일 만큼 만성적인 인사적체를 겪어온 동해펄프로서는 파격적인 일이다. 회사측은 『승진은 비용은 들지 않으면서 직원들의 사기를 올려 회사분위기를 바꾸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이에 앞서 동해펄프는 지난 9일 온산공장에서 전직원과 가족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열었다. 경영정상화를 다짐하는 「새출발 전진대회」와 함께 열린 이 행사 경비는 4,000만원. 1,000만원 이상 지출은 법원의 허락을 받아야 하는 사안이어서 쉽지 않았지만 애사심을 키우고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 일이라면 주저하지 않겠다는 유훈근회장의 뜻이었다.
상여금 400% 반납, 임금동결, 각종 휴가반납, 경비 30% 절감 등 바짝 졸라맨 허리도 조금은 여유가 생길 전망이다. 임금수준을 곧 정상으로 회복할 계획을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른 관계자는 『부도이후 원자재가 없어 제1공장은 6개월이상 가동을 못했고 2공장도 두달을 놀려야 했다』며 『당시 620명이었던 직원이 387명으로 줄어드는 동안 직원들의 심정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동해펄프는 올들어 지난달말까지 생산량이 30만톤을 돌파하면서 매출 1,647억원에 50억원의 경상이익을 냈다. 생산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3만톤, 매출은 55%가 늘어난 것이다. (02)3443-0361
박형준기자HJPARK@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