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밤 11시30분. 서울 강남구 논현동 한국캘러웨이골프사의 클럽보관 창고에 비상호출된 6명의 직원이 99 롯데컵 제13회 한국여자오픈에 참가하기 위해 방한한 아니카 소렌스탐(29·스웨덴·사진)의 클럽 스펙을 맞추느라 새벽 1시까지 진땀을 뺐다.이같은 소동은 소렌스탐의 골프백이 한국으로 오는 과정에서 사라져버린데서 비롯된 것. 소렌스탐은 27일 오전 6시10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김포공항에 도착했으나 골프백없이 「나홀로」입국했다.
미국 올랜도에서 출발한 소렌스탐은 LA공항에서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갈아타기 위해 탑승수속을 밟다가 자신의 골프백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아시아나측은 이에 즉각 클럽분실 경위 확인에 나서 출발지에서부터 골프백이 아예 실리지 않은 사실을 알아내고 다음 항공편을 이용, 27일 저녁 8시45분에 김포공항에 도착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현지의 기상악화로 비행기가 이륙하지 못하면서 문제가 생겼다. 소렌스탐은 클럽이 도착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밤 9시께 전해듣고 발을 동동 굴렀다. 28일 오전 9시28분 예정(티 오프)돼 있던 프로암골프대회에 맨몸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 것.
이에 소렌스탐의 용품계약사인 캘러웨이의 한국법인인 한국캘러웨이는 소렌스탐의 클럽을 마련하기 위해 한밤중에 분주하게 움직여 28일 오전 8시 한양CC 클럽하우스에서 소렌스탐에게 채를 전달했다. 소렌스탐은 한국캘러웨이측이 건네준 풀세트를 확인하고 『완벽하다』를 연발하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러나 한국캘러웨이가 마련한 채는 소렌스탐의 백이 28일 오전 11시40분 도착함에 따라 29일부터 열리는 공식라운드에서는 사용되지 않게 됐다.
한국캘러웨이는 소렌스탐이 단한번 사용하고 반납한 이 클럽(풀세트)에 사인을 받아 자선골프대회의 경품으로 내놓거나 경매에 붙여 자선기금으로 기탁할 방침이다.
최창호기자CHCHOI@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