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희의 불참 배경에는 건강 악화설이 우선적으로 거론된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경희는 최근까지 당뇨와 알코올 중독 증세를 보였으며 치매를 앓고 있다는 설까지 나도는 상황이다. 최근 장성택의 죽음으로 어느 정도 충격을 받았을 가능성까지 제기돼 건강 이상설이 힘을 얻고 있다.
장용석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장성택을 처형한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김경희를 이번 행사에 참석시키는 것이 장성택 숙청의 명분과 당위성에 유리했다"며 "김정은이 김경희를 참석 못하게 했을 가능성이 낮은 것을 감안하면 김경희의 건강상태를 우선 살펴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김정은이 장성택 숙청 이후 사흘 연속 공개활동에 나서며 민심 다잡기 행보에 나선 것을 감안하면 김경희가 추모대회에 나올 것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었다.
김정은과의 불화설도 제기된다. 김경희는 장성택과 젊은 시절 별거를 하는 등 사이가 좋지 않았지만 김정일 후계구도 결정 과정에서 장성택과 함께 김정은을 지원하는 등 말년에는 사이가 나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김경희가 장성택의 실각까지는 예상할 수 있었지만 처형까지는 예측하지 못했을 가능성이 있어 건강 문제를 핑계로 추모대회에 불참했을 수도 있다.
다만 김경희의 정치적 지위는 계속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김경희는 지난 14일 발표된 김국태 당 검열위원장 국가장의위원 명단에 여섯번째로 이름을 올리며 아직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지 않았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일한 여동생이라는 상징성과 건강 이상 등을 이유로 김정은에게 위협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는 점도 김경희가 현재 직위를 계속 유지할 것으로 보이는 이유다.
한편 잠적설이 나돌던 김정은의 조카 김한솔은 프랑스 르아브르시 파리정치대학 기숙사에서 프랑스 경찰의 보호하에 무사히 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은의 형이자 김한솔의 아버지인 김정남은 동남아 일대를 옮겨다니며 생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북한 노동신문은 14일 "수령을 모르고 감히 도전에 나선다면 설사 피를 나눈 혈육이라 해도 서슴없이 징벌의 총구를 들이댈 것"이라고 밝히는 등 김정남 부자를 겨냥한 위협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어 이들의 신변 이상설이 꾸준히 제기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