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격호(89) 롯데그룹 총괄회장은 1일 고향인 울산 울주군 삼동면 둔기리에서 마을 주민들을 초청해 잔치를 열었다. 올해로 41년째다.
영산 신씨 집성촌이던 둔기리는 지난 1969년 울산공단 공업용수를 대기 위해 대암댐이 건설되면서 수몰됐다.
이곳에 살던 50여 가구의 신 총괄회장의 친ㆍ인척과 친구들도 전국으로 뿔뿔이 흩어졌다. 이를 안타까워 한 신 총괄회장은 1971년 마을 이름을 따 ‘둔기회’를 만들고 해마다 마을잔치를 열고 있다.
첫 해 50여 가구 수준이었던 둔기리 회원도 850가구로 늘어나는 등 해마다 모임이 커지고 있다. 처음에는 커다란 무쇠 솥에 밥을 짓고 돼지를 잡아 준비했던 잔치 음식도 이제 뷔페 음식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축제 분위기는 41년째 변함없이 이어졌다.
이날 참석한 모든 둔기회 회원들은 종합 과자 선물세트와 보스턴 백, 여비 등을 선물로 받았다. 잔치에 참석한 둔기회 사람들은 노래자랑과 전통놀이 등을 즐기며 정겨운 시간을 보냈다.
그룹 관계자는 “특별한 마을 잔치가 시종일관 좋은 분위기에서 진행됐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올해 구순을 앞둔 신 총괄회장은 이날 낮 12시50분쯤 잔치 장소를 돌아본 뒤 자신의 고향이 묻혀 있는 대암호를 바라봤다. 주위 사람들의 별다른 부축 없이 지팡이를 짚고 별장 정원을 30분 정도 걸었다.
하지만 매년 잔치 당일 오전 가족들과 함께 마을잔치 장소에서 3㎞ 떨어진 선친 묘소를 빠지지 않고 참배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이례적으로 묘소를 찾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보로 가파른 경사로를 10분 이상 걸어가야 하는 위치에 있어서다. 한편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날 잔치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