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부선 상하행선 구간은 현재 모든 열차가 정상적으로 운행하고 있다. 다만 사고가 난 대구역은 고장난 분기기 복구 작업이 끝날 때까지 모든 열차가 정차하지 않고 통과한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31일 사고 직후 인력 500여명과 기중기 2대 등을 동원해 밤새 복구작업을 벌였다. 탈선됐던 KTX 4012호 열차는 1일 0시10분께 선로에 올렸고, 무궁화호 1204호 열차도 오전 3시30분께 회송했다. 부산방면으로 향하던 KTX 101호 열차는 부산역 차고지로 옮긴 상태다. 코레일은 무궁화호와 KTX 4012호를 수도권 차량관리단 등지로 수송할 계획이다.
다만 사고 구간 100여m 중 40여m 구간에 설치된 레일이 사고 열차 무게에 짓눌린 탓에 심하게 휘어지거나 부서져 1일 새벽 3시께 끝날 것으로 예상했던 복구작업은 9시간 넘게 늦춰졌다.
복구작업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상행과 하행 열차가 선로 하나를 교대로 이용하느라 열차 운행이 잇따라 지연됐다.
이날 오전 4시 동대구역에서 출발해 서울로 향하던 무궁화호 1302호 열차는 예정시간보다 20분이 늦은 오전 4시25분께 대구역에 도착했다. 오전 5시47분 동대구역에서 출발한 서울행 무궁화호 1304호 열차도 계획보다 무려 52분이나 지연된 오전 6시39분에 대구역에 진입했다. 오전 5시 부산에서 출발한 KTX 102호 열차 역시 예정보다 45분 늦은 오전 6시33분 이곳을 지났다.
설상가상으로 상하행선이 공동으로 사용한 하행선 선로에 전력 수급까지 원활하지 않아 6시 이후 모든 열차가 대구역을 무정차 통과했다. 이날 오전 대구역 관계자들은 승강장에서 승객들에게 "선로에 흐르는 전기가 고장 나 열차가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며 "조금만 기다려달라"는 방송을 내보냈다. KTX와 무궁화호열차 등이 임시선로를 오가기 위해선 선로에 2만5,000볼트 수준의 전력이 일정하게 흘러야 하지만 전력공급이 원활치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대구역의 이 같은 조치에 승객들은 갖은 불평을 쏟아냈다. 최모(50)씨는 매표소 직원에게 "갑자기 이렇게 알리면 동대구역으로 가란 말이냐"고 따졌고 해당 직원은 "죄송하다. 어떻게 해 드릴 수가 없다"는 말만 반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