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미소금융의 '미소'… 올들어 벌써 대출 1000억 돌파

연체율은 2%로 안정적<br>저금리에 문턱도 낮아 작년 전체 실적 훌쩍 넘어<br>연말까지 2400억 예상… 대출자 창업현장 직접 찾아<br>마케팅통해 재기 발판 마련… 재원 손실 위험까지 줄여


서민에게 담보 없이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미소금융사업이 올해 들어 불과 5개월 만에 신규대출 1,000억원을 돌파했다. 지난해의 1년치 실적인 790억원을 반 년도 안돼 훌쩍 뛰어 넘었다. 현재와 같은 추세라면 올 들어 연말까지 2,400억원 이상의 신규 미소금융 자금이 서민들의 재기를 위해 지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 규모는 올해 신규대출 목표치를 20% 이상 상회하는 것이다. 9일 미소금융중앙재단에 따르면 반기별 신규 대출실적(복지사업자 대출 제외)은 ▦지난해 상반기 109억원(1,372건) ▦하반기 686억6,000억원(6,398건) ▦올해 1~5월 1,022억5,000만원(7,214건)으로 급증세를 타고 있다. ◇'낮은 문턱, 낮은 금리, 낮은 연체율' 동시에 건졌다=대출이 급격히 늘면 부실도 늘지 않을까. 중앙재단 측은 지난 5월 말 현재 평균 연체율이 2.4%로 안정적인 수준이라고 밝혔다. 서민들에게 빌려준 돈의 97.6%가 정직하게 상환되고 있다는 뜻이다. 이는 시중은행 등과 달리 부실채권을 상각하는 식으로 회계상 눈속임을 하지 않은 순수 연체율이다. 십수년간 사금융 분야에 종사했던 한 대부업체 관계자는 미소금융의 성과를 "기적 같다"고 평했다. 관록 있는 대부업체라도 신용 6등급 이하의 저소득ㆍ저신용자에게 담보도 없이 연 4.5%의 저리로 융자를 하면서 이처럼 연체율을 낮게 유지하기란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제도권 대부업체들은 돈을 떼이기 쉬운 저신용자들을 잘 관리해 상환율을 높이기는 방법을 포기하고 대신 최고 40%에 육박하는 고금리를 매기는 '쉬운 방법'을 택하고 있다. 2000년 무렵부터 서민대출 분야를 개척한 선구적 마이크로크레디트(저신용자 무담보 소액대출) 기관들도 연체율이 10%선을 훌쩍 넘기는 상황. 따라서 미소금융이 대출 문턱과 금리ㆍ연체율을 동시에 낮추면서 재원의 손실 위험까지 피한 것은 관련 분야 종사자들에게는 미스터리하게 느껴질 정도다. ◇찾아가는 상담서비스가 성공의 열쇠=그 비법에 대해 미소금융 관계자들은 한결같이 '발품'과 '적극적 사후 고객관리'를 꼽고 있다. 미소금융 직원과 자원봉사자들은 대출 승인을 내기 전에 반드시 상담자의 창업현장을 직접 찾아가 재기의 의지가 있는지, 사업성은 확실한지를 챙긴다. 돈을 빌려준 후에는 전문 경영컨설팅기관과 전문직 및 대학생 출신 자원봉사자들이 정기적으로 상담자를 찾아가 창업에 성공하도록 마케팅을 돕기도 한다. 영업점 창구에서 앉아 단말기에 뜨는 전산정보 등만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차가운' 일반 은행들과 달리 미소금융은 대출기관과 차입자 간 '인간적 유대와 신뢰'가 형성된다. 차입자가 '열심히 벌어 반드시 돈을 갚아야겠다'는 책임감을 갖게 하는 요소다. 실제로 올 들어 5월 말까지 가장 많은 서민지원 실적 올린 상위 4개 미소재단들을 보면 한결같이 체계적인 창업컨설팅이나 자원봉사조직으로 차입자를 도운 곳이다. 이들 재단은 ▦현대차미소재단(올 1~5월 신규대출 실적 200억원대) ▦삼성미소재단(〃 200억원대) ▦신한미소재단(〃 100억원대) ▦LG미소재단(〃 100억원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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