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가격경쟁 통한 유가 인하 유도할듯

자가폴 주유소 확대·대형마트 주유소 활성화 등<br>기름값 인하 묘책 못찾아 석유가격 TF 대책 또 연기<br>내달 발표 예정 최종안에 유류세 인하 카드 빠져<br>뚜렷한 효과 내기 힘들듯



기름 값 낮추기가 정말 힘든 것 같다. 30일 발표할 예정이었던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의 유가안정 대책이 또다시 미뤄졌다. 회계사 출신의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직접 계산기를 두드려 원가를 살펴보겠다고 나섰음에도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한 탓이다. 최 장관은 29일 기자들과 만나 "유가대책은 시한에 얽매이지 않고 준비해 발표하겠다"고 말해 공개시점이 늦춰졌음을 시사했다. 지경부의 다른 관계자도 "연구 내용에 대해 최종 정리를 하는 단계로 다음달은 돼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가 TF는 지난 1월 "기름값이 묘하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발언 이후 구성됐다. ▦석유가격의 비대칭성 ▦가격 결정구조 ▦유가 안정화 방안 등이 주로 논의됐다. 그러나 국제유가가 오를 때는 석유제품 가격이 빨리 오르고 유가가 내려갈 때는 천천히 내린다는 이른바 '비대칭성'의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았다. 기간을 어떻게 설정하느냐에 따라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 석유가격이 비대칭적, 혹은 대칭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정유사가 기름값에서 폭리를 취했다고 인정할 만한 증거도 찾지 못해 정유사의 기름값 결정방식에 하자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최 장관이 이날 "정유 업계처럼 독과점 체제에 시장 원리를 적용해달라고 하는 것은 무리"라며 "정부가 충분히 개입할 수 있다"고 강조해 추가적인 묘안이 나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 장관은 기존에도 원가 자료 제출 등에 대한 정유사들의 불성실한 태도를 비판했다. 결국 TF에서 마련한 대안은 정유사ㆍ주유소ㆍ유통부문까지 경쟁시켜 기름값을 떨어뜨린다는 것. 정유사 브랜드 없이 싼 기름을 구매해 파는 자가폴(무폴)주유소를 확대하거나 대형마트 주유소를 활성화해 가격경쟁을 촉진시킨다는 것이다. 이외에 석유제품을 공동구매하는 '자가폴주유소협의회(가칭)'를 만들어 현행 가격보다 더욱 싸게 석유를 구입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석유 수입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현재 30일분으로 돼 있는 비축의무를 면제해주는 방안도 추진하기로 했다. 그렇지만 천정부지로 오르는 석유제품 가격을 당장 안정시킬 대책은 아니다. TF의 성과가 빈손에 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더욱이 핵심인 유류세 인하 카드는 이번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부에서는 애초 국제유가에 따라 연동되는 석유제품 가격에 대해 정부가 업계를 왜곡시켜 무리하게 잡으려고 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민간연구소의 한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꺾이지 않는 이상 현실적으로 휘발유 가격을 낮추기는 어렵다"면서 "유류세 인하 등 가격을 끌어내리는 직접적인 대책 없이는 효과를 내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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