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마지막 희망 「건설」마저 최종부도/한보 공중분해 “수순밟기”

◎대성목재·유원컴퓨터 등 계열사 줄줄이 “도산대기”/정씨일가 재기꿈 물거품한보그룹의 잔여 계열사 가운데 회생 가능성이 가장 높아보이던 한보건설(구유원건설)이 최종부도 처리됨에 따라 한보그룹 자체가 완전히 공중분해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보그룹은 지난 1월23일 주력계열사인 한보철강의 부도로 (주)한보·한보에너지·상아제약 등이 연쇄부도처리된 후 법정관리를 신청함으로써 남은 군소계열사들도 사실상 정상운영이 불가능한 상태였다. 하지만 한보건설은 다른 계열사들과 상호지급보증이나 채무관계가 얽혀져있지 않아 해외건설사업만 잘 꾸려갈 경우, 정태수총회장 일가의 재기 발판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정총회장 일가족은 80%에 가까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한보건설이 부도처리 수순을 밟게 됨으로써 한보건설이 대주주인 대성목재와 여광개발(골프장 운영), 유원건설 인수때 함께 딸려온 대석실업, 유원컴퓨터 등도 함께 도산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결국 당초 23개인 한보그룹의 계열사 가운데 주력 4개 계열사의 연쇄부도 직후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던 (주)정암생명공학연구원과 (주)한보경제연구원이 문을 닫은데 이어 한보건설과 대성목재, 여광개발 등 3개 계열사까지 부도가 나게 돼 그룹은 해체에 직면해 있다. 아직까지 부도처리되지 않고 버티고 있는 계열사 가운데 간판이 제대로 걸려 있는 회사는 승보철강·동아시아가스·한보정보통신·승보목재·한보상호신용금고·한보선물·한보기업·한보관광·한맥유니온·(주)IMC 등 10개 정도를 꼽을 수 있으나 대부분은 회사규모가 작다. 한보선물은 사업출범도 안된 채 법인등록만 된 직원 10명 남짓의 회사이며 동아시아가스는 시베리아 가스전개발사업 추진을 위해 만든 회사로 막대한 투자비를 감당하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주)IMC는 수입자동차 피아트 등을 판매해왔으나 지방 애프터서비스망 구축을 위한 돈을 댈 수가 없어 앞으로 정상운영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맥유니온은 국내 독립영상 프로덕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로 공중파 채널과 케이블TV 등에 프로그램을 꾸준히 공급, 월 10억원 가까운 매출을 올리고 있어 그나마 자력회생이 가능한 유일한 계열사로 꼽힌다. 그룹 관계자들에 따르면 정총회장의 구속 이후 정보근 회장은 검찰에 불려다니는 한편 부친면회를 위해 구치소를 들락거리느라 회사 경영에는 거의 손을 쓰지 못했으며 최근들어서는 한보건설의 회생에 역점을 두고 주로 한보건설 사무실로 출근했다. 그러나 유원건설 출신 직원들이 「정씨 일가의 경영 배제」를 주장하며 농성을 벌이는 등 거센 반발에 직면, 이마저 여의치 않았으며 결국 부도처리 됨으로써 재기의 꿈이 무산된 셈이다. 정총회장의 4남인 정한근 부회장은 그룹 본사로 출근, 남은 계열사를 추스려 정상운영을 시도해왔으나 연일 부도계열사들의 채권자들에게 시달리고 있다. 서울 대치동 은마상가에 입주해있는 그룹본사에는 임원들 상당수가 퇴사, 전직 등으로 자리를 비운데다 남은 직원들 마저 퇴직금을 받기 위해 부정기적으로 출근하는 상황이다.<한상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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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복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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