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관심 속에 열린 페이스북의 뉴욕 로드쇼가 까다로운 보안과 마크 저커버그(사진) 최고경영자(CEO)의 성의없는 답변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줬다.
7일(현지시간) 오전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의 셰러턴호텔 앞에는 페이스북 로드쇼 입장을 기다리는 수백명의 월가 애널리스트, 투자자들이 만든 긴 줄이 이어졌다. 보안요원들은 참석자들에게 두 개 이상의 신분증을 제시할 것을 요구해 이를 일일이 대조했다. 이 때문에 참석자들은 행사장 입장까지 한 시간 이상 기다려야 했다. CNBC에 따르면 한 월가 인사는 "이처럼 까다롭게 구는 로드쇼는 처음"이라며 "행사장에서 화장실에 갈 때도 보안요원이 에스코트했다"고 불쾌감을 나타냈다.
이날 로드쇼는 오전11시45분 간단한 뷔페와 함께 시작됐지만 27세의 저커버그 CEO는 오후1시가 다 돼서야 청바지에 후드티 차림으로 검은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타고 등장했다. 그의 차림새는 청바지와 검은 터틀넥 스웨터를 고집했던 스티브 잡스의 경우처럼 트레이드마크로 받아들여지기도 했지만 투자자들에게 결례를 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인 이도 상당수였다.
투자자들이 로드쇼에서 페이스북에 대해 얻은 새로운 정보는 사실상 없었다. 행사에서 상영된 비디오는 이미 지난주 목요일부터 온라인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로드쇼의 하일라이트인 질의응답이 시작됐을 때 저커버그는 그 자리에 없었다. 최고운영책임자(CIO)인 셰릴 샌드버그는 그가 화장실에 갔다고 설명했다.
저커버그는 돌아와 투자자들의 질문에 답했지만 이번에는 성의 문제가 불거졌다. 예를 들어 10억달러를 들여 사진공유 애플리케이션 업체 인스타그램을 인수한 이유를 묻자 "(같은 상황이라면) 또다시 인수할 것"이라고 엉뚱한 답을 내놓았다. 중국이 페이스북 접근을 차단하고 있는데 이것이 회사의 난제가 아니냐는 질문에는 샌드버그가 대신 나서 "페이스북 대신 중국에 더 적절한 질문"이라고 응수했다.
그러나 이처럼 무성의한 로드쇼로 페이스북 투자열기가 식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페이스북은 주당 28~35달러로 공모가를 책정해 최대 106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9억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거느린 페이스북은 올해 40%, 내년 33%의 매출증가율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들도 페이스북의 성장성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다. 웨드부시증권사는 이날 페이스북에 대해 주당 44달러의 목표가를 제시했고 켄 세나 에버코어 애널리스트는 시가총액이 1,400억~1,60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페이스북의 로드쇼는 오는 17일까지 보스턴ㆍ볼티모어ㆍ팔로알토ㆍ시카고 등지에서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