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그리스인 金 사재기 열 올려

그리스가 최악의 위기상황에서 벗어나면서 국제 시장이 안도의 한숨을 쉬고 있지만, 정작 그리스인들은 디폴트 우려 속에 은행 예금을 빼서 금 사재기에 나서기 시작했다.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즈(FT)는 그리스인들이 국가부도 가능성과 뱅크 런(대규모 예금인출)사태에 대비해 은행에 예금해 둔 돈을 빼내 안전자산인 금을 사들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리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지난 1·4분기 그리스 은행의 월 평균 예금인출액은 15억~20억유로에 달해 지난해부터 가속도가 붙은 은행권 이탈 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재정위기가 수면 위로 떠오른 지난 한 해 동안 그리스 은행권에서 인출된 돈은 총 300억유로에 달해 전체 예금액의 12.3%나 되는 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집계됐다. 이처럼 은행에서 빠져나간 돈은 안전자산인 금으로 쏠리고 있다. 일반인들도 투자하기 쉬운 금화에 대한 수요는 연일 증가세다. 금 트레이더인 해리 크리나키스는 “2008년 금융위기 발생 이후 처음으로 금화 수요가 금괴 수요를 앞질렀다”며 “현재 금화와 금괴의 판매비율은 5대 1까지 벌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그리스 은행에서 빼낸 돈을 안전한 이웃나라 은행으로 옮기는 사례도 늘어나고 있다. 작년 한 해 동안 80억유로에 달하는 예금액이 그리스 인근 키프로스로 옮겨졌으며, 최근 키프로스가 그리스 재정위기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다는 평가가 나오자 이 자금이 다시 독일, 스위스 등지로 빠져나가고 있는 상황이라고 FT는 전했다. 반정부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우리는 정치인들이 우리 가족을 지켜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며 “결국 은행이 무너질 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 우리의 자산을 지키기 위해서는 은행에 맡겨둔 돈을 안전한 곳으로 옮길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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