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기자의 눈] KOFEX = PUFEX ?

증권부 정명수KOFEX는 지난 23일 부산에서 개장한 한국선물거래소(KOREA FUTURES EXCHANGE)의 영문이름이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은 『KOFEX가 부산 경제를 활성화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KOFEX의 부산 유치는 대통령의 공약사항이었다. 이날 개장식에 참석한 정부 고위관료들도 하나같이 이점을 강조했다. 이헌재(李憲宰) 금융감독위원장은 『오늘 개장한 선물거래소는 한국선물거래소이면서 동시에 부산선물거래소』라고 말했다. KOFEX는 곧 PUFEX(PUSAN FUTURES EXCHANGE)라는 얘기다. 실제로 미국의 시카고상품거래소나 영국의 런던금속거래소등 세계 굴지의 선물거래소들은 거래소 이름앞에 거래소가 위치한 도시 이름이 붙어있다. 부산선물거래소는 그런 의미에서 현정부에 더없이 소중한 존재다. 이른바「부산정서」를 들먹이는 구여권과 동요하는 부산시민들에게 「지역차별없는 경제정책」의 대표적인 사례로 선물거래소를 내세울 수 있기 때문이다. 선물거래소는 그러나 경제적인 의미에서는 넘어야할 산이 많다. 당장 주가지수선물 이관 문제가 있다. 金대통령은 선물거래소의 부산 유치를 자신의 치적으로 자랑하면서도 주가지수에 대해서는 여전히 조심스런 입장을 나타냈다. 지수선물은 정치적인 필요와 경제적인 이해가 일치하지 않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실질과 관계없이 선물거래소가 부산에 있다는 이유만으로 「KOPEX는 PUFEX다」라고 말한다고 해서 부산시민들은 이를 자랑스럽게 생각할까. 기자는 개장식 취재를 마치고 김해공항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기다리며 부산현지 TV의 경제특집방송을 우연히 봤다. 『부산지역 실업률이 전국평균보다 높다.』, 『중앙 정치인들이 부산을 위해서 한 것이 뭐냐.』는 성토가 쏟아져 나왔다. 공항 정문에 있는 「한국선물거래소 개장을 축하합니다.」라는 대형 선전탑이 머쓱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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