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번호판을 보면 상하이는 '후'로 시작한다.
'후'는 상하이의 옛 지명에서 따온 것이다. 마찬가지로 홍콩의 자동차 번호는 '항(港)'으로 시작한다. 홍콩(香港)을 나타내는 '항'에서 유래한 것이다.
그래서 상하이 주식과 홍콩 주식을 서로 거래하는 제도를 '후항통'이라고 하며 중국말로는 '후강퉁'이라고 한다.
그동안 홍콩 주식 시장은 외국인에게 완전 개방된 시장으로 외국인으로서 한국 투자자들의 거래가 자유로웠지만 상하이 주식 시장의 A주에는 사실상 개인들의 직접투자가 불가능했다. 적격외국인기관투자가(QFII) 자격을 가진 기관 투자가들만이 상하이 시장의 A주에 투자할 수 있었다.
따라서 이번 후강퉁의 실시로 우리와 같은 외국인 입장에서 보면 상하이 시장은 사실상 외국인 투자한도 확대와 같은 효과를 보는 셈이다.
마찬가지로 중국 본토 투자자 역시 홍콩 주식 시장에 직접투자가 그동안 불가능했다는 점에서 홍콩 시장도 중국 본토의 신규 투자자금이 몰려올 가능성이 크다.
홍콩 시장에서 이번에 후강퉁 대상이 되는 종목은 모두 266개 종목, 시가총액 기준 15조8,000억위안으로 홍콩 시장의 83% 수준이며 상하이 시장에서 후강퉁 대상이 되는 기업은 568개 기업으로 상하이 시장 시가총액의 89% 수준인 13조1,000억위안으로 양 시장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다.
상하이에 투자하는 경우 투자 총한도는 3,000억위안이며 일일 투자한도는 130억위안으로 상하이A주에 대한 주문은 위안화로만 가능하다.
후강퉁이 17일부터 시행되면 어떤 주식들이 각광받을까.
우선 두 시장에 동시 상장돼 있는 주식 중에서 괴리율이 큰 종목들이다. 이미 후강퉁 시행이 알려지면서 올해 초부터 관련 주식들이 소위 재정거래(arbitrage) 목적으로 주목을 받았다. 실제로 후강퉁 시행일이 발표된 이번주 초 이틀 만에 괴리율이 60% 수준인 시바오는 18% 상승하는 등 동시상장 종목군 중 괴리율이 큰 종목이 단기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
다음으로 각광받을 종목군은 사실상 처음으로 홍콩과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선을 보이는 상하이A주식들이다. 특히 홍콩 시장에 상장돼 있지 않아 더욱 희소성 있는 귀주모태주와 같은 바이주 관련 주식, 중국의 대표적 중의학 기업인 천진천사력제약과 같은 제약주, 중국 최대 낙농유제품 브랜드를 가진 이이고분과 같은 소비주 등에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홍콩 주식도 다시 살펴봐야 한다. 막강한 자금력을 가진 중국 본토 투자자들이 그동안 투자하지 못했던 홍콩 주식에 적극적으로 투자할 경우 주가가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 우선 중국 본토에서는 살 수 없었던 텐센트홀딩스나 킹소프트와 같은 인터넷 모바일 기업에 주목해야 한다. 세계 최대 PC시장 점유율을 가진 연상그룹이나 태양광에너지기업인 GCL-폴리에너지와 같은 기업도 장기적 성장성을 보고 매수세가 몰릴 가능성이 크다. 중국인들이 전통적으로 좋아하는 카지노주나 제약주도 역시 주목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