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기고] 다가오는 亞太자유무역지대


"모든 환경상품에 대해 관세를 5% 이하로 낮춥시다""재제조품에 대한 무역장벽을 철폐합시다." "수입상품 가격이 100달러 이하일 경우 관세를 면제합시다." 통상 협상에서나 흔히 들을 수 있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같은 제안들은 올해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장에서 줄곧 논의돼온 내용들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신성장전략과 같은 다소 추상적인 논의를 했던 APEC이 올해 미국이 의장직을 맡으면서 좀 더 구체적인 이슈를 논의하는 장으로 변화하고 있다. 자유무역협정(FTA) 등 주요 통상 이슈에 가려 우리의 관심을 끌지 못했지만 미국은 올해 적극 추진하려는 3대 통상의제로 한미 FTA, 환태평양파트너십(TPP)과 APEC을 꼽고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합의를 적극 추진 중이다. 美, APEC서 구체적 합의 추진 APEC은 전세계 국내총생산(GDP)의 56%, 교역량의 46%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지역 협력체다. 21세기 들어 세계 경제의 성장동력이 아시아로 옮겨오면서 APE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APEC은 지난 1994년 보고르 목표를 설정한 이래 무역ㆍ투자 자유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해 2009년까지 APEC 회원국의 상품교역은 연평균 7% 이상 증가했고 2008년까지 역 내외 직접투자는 연평균 13%씩 늘었다. 또 관세장벽 완화를 넘어서 상품ㆍ서비스의 생산ㆍ유통ㆍ소비 과정에서의 비용과 불확실성을 줄이는 글로벌 공급망 원활화 방안과 녹색성장 촉진 등 새로운 이슈에 대한 논의를 주도해나가는 무대로서 APEC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 없다. 우리나라는 APEC의 창설 회원국으로서 APEC 활동에 적극 참여하고 기여해왔다. 특히 국제원조를 받는 나라에서 주는 나라로 바뀐 우리나라의 개발 경험을 십분 살려 APEC에서 다양한 개발 단계에 있는 회원국들의 중간자적 역할을 수행해나가고자 노력 중이다. 또한 글로벌 경제위기에 맞서 보호주의 장벽을 높이기보다는 FTA를 통해 시장을 개방하고 규제 개혁을 통해 우리 경제의 체질을 개선함으로써 위기를 극복해낸 경험도 공유하려고 한다. 특히 현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는 개방과 통합을 향한 APEC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APEC의 장기 목표인 아태 자유무역지대, 즉 APEC 전체 회원국들의 FTA 실현을 위한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2008~2009년 아태 자유무역지대의 경제적 효과를 분석했고 그 실현에 가장 큰 도전 요인인 회원국 간 FTA 능력격차 해소를 위해 지난해 역량 강화 수요조사를 실시했다. 이를 바탕으로 내년부터는 개발도상국 회원국들을 대상으로 FTA 역량 강화 프로그램을 실시할 예정이다. 우리나라 총 교역의 66%, 해외 투자의 72%가 APEC 회원국들과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APEC의 개방과 통합은 우리에게 큰 이득이 될 것이다. 더욱이 고무적인 것은 우리의 이러한 노력에 대해 APEC 회원국들이 선진국ㆍ개도국 할 것 없이 지지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韓, 개도국 FTA 역량 강화 지원 우리나라는 APEC 내에서의 주도적 역할 이외에도 올해 회의를 통해 개선된 국내 기업 환경을 적극적으로 알려 대한민국의 국가 브랜드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최근 세계은행이 발표한 2011년 '기업하기 좋은 환경지수(Doing Business Index)'에서 우리나라는 183개국 중 8위를 차지, 2007년 30위에서 22단계나 상승한 사실은 대단히 고무적이다. '완벽한 지역경제'를 주제로 오는 13일 미국 호놀룰루에서 개최되는 제19차 APEC 정상회의는 아태 지역의 개방과 통합, 그리고 APEC의 변화를 주도하는 한국의 노력이 빛을 발하고 국제사회에서 평가 받는 기회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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