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대승소재 독자기술로 TSP시장 도전

5인치 제품 한번에 35개 제조 신공법 개발<br>월 50만대 생산·3년내 매출 3000억 기대

경기도 평택시 포승공단에 있는 대승소재 공장에서 한 직원이 대면적 강화유리 가공 작업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대승소재

이호식

"지금까지 휴대폰 터치스크린패널(TSP)은 휴대폰 사이즈에 맞춰 일일이 유리를 절삭 가공해 센서를 붙이는 방식으로 만들었습니다. 반면 대승소재는 대면적 강화유리를 가공해 한번에 수십개의 일체형 TSP를 생산해 낼 수 있습니다. 기존 노동집약적 산업을 기술집약적으로 바꾸고, 공정을 단순화해 수율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아지게 됐습니다."

8일 경기도 평택 포승공단에서 만난 이호식(49·사진) 대승소재 대표는 독자적인 TSP 생산기술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했다. 지난 2010년 회사를 설립한 이 대표는 많은 노동력을 요구하는 기존 낱개 생산방식으로는 국내 TSP산업이 갈수록 중국에 뒤쳐질 것이라고 판단했다. 공학박사 출신인 그는 개량기술 개발에 매달렸고, 결국 노동력과 휴대폰 제조원가를 동시에 줄일 수 있는 새 공법을 완성해 냈다.


이 대표는 "대승소재는 650mm(가로)*550mm(세로) 크기의 대면적 강화유리로 한번에 5인치 일체형 TSP 센서글라스 35개를 생산해낼 수 있다"며 "이 기술은 낱개 생산방식에 비해 수율이 20% 이상 높아 휴대폰 제조원가를 절감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큰 유리에 한번에 여러 개의 TSP를 그려 생산하는 방식은 국내는 물론 일본ㆍ대만ㆍ중국 등 해외 유수업체들 누구나 탐내 온 기술이다. 지난 2008년부터 수많은 업체들이 앞다퉈 기술개발에 나섰지만 현재 이를 현실화한 업체는 대승소재와 일본의 샤프 밖에 없다. 얇은 강화유리를 균일한 크기로 자르기 어렵고 자르는 과정에서 균열과 파편이 심해 기술적으로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다.

대승소재는 디스플레이와 유리 및 반도체에 적용되는 다양한 가공기술을 융합, 독자 강화유리 가공 기술인 'DSGM 공법'을 개발, 이 문제를 해결했다. 새 공법 상용화로 국내외의 경쟁사에 비해 품질 및 생산성 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이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이 대표는 "대승소재의 강점은 한번에 여러 장의 TSP를 만드는 것과 강화유리를 정교하게 자르는 기술"이라며 "모두들 얇은 강화유리를 칼로 자르면 쉽게 깨져버려 불가능하다고 여겼지만 우리는 할 수 있다고 생각했고 도전 끝에 개발에 성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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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대승소재는 세계 최초로 강화유리부터 TSP 센서글라스까지 한번에 생산할 수 있는 일괄공정을 갖췄다. 대다수 업체들이 센서 공정, 가공공정 등 개별공정만 있는 것에 비해 대승소재는 상대적으로 품질및 수율 향상, 물류비 절감 등 차별화된 경쟁력을 갖추게 된 셈이다.

이 대표는 "일괄공정을 갖추기 위해 200억원 가량의 설비투자를 단행했다"며 "이를 통해 물류 단축 등 비용 절감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원스톱으로 고객 요구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대승소재는 현재 전체 생산 공정의 85% 이상을 구축했다. 이달 말까지 모든 설비를 완공할 계획이며, 본격적인 매출은 오는 11월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완공시 생산능력은 5인치 휴대폰용 TSP 월 50만대, 12~42인치 모니터 월 5만대 수준이다. 현재 설비 구축이 끝난 강화유리 등 일부 생산라인에서는 이미 매출이 나오기 시작했다.

곳곳에서 러브콜도 잇따르고 있다. 국내외 관련업체들이 제품 샘플을 요청 중이다. 국내 스마트폰 제조사를 비롯 주요 TSP업체들과 제품 공급과 기술 제공 협의도 하고 있다. 일본 TSP 업체와 유리업체도 직접 찾아와 사업을 논의하고 있다.

대승소재에 벤처캐피탈 투자도 밀려 들고 있다. 올해 들어 DSC인베스트먼트 등 총 6개의 창업투자사로부터 100억6,000만원 투자를 받은 것. 이 대표는 "유리에 센서를 직접 적용한 일체형 TSP시장이 열리고 중소기업 육성 정책이 활성화됨에 따라 벤처캐피탈의 투자를 받기 수월했다"며 "지금도 많은 곳에서 투자 의사를 밝히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승소재는 TSP에 관련 사업을 통해 2016년 매출 3,000억원을 달성, 기업공개(IPO)를 실시한다는 청사진을 그려놓고 있다. 또 제품 경쟁력을 강화해 값싼 노동력을 내세운 중국 강화유리 업체들을 따돌리겠다는 복안도 세워놨다. 자동화와 일괄공정에 따른 인건비 등 비용절감으로 중국 업계와의 경쟁에서도 밀리지 않을 자신이 있는 것.

이 대표는 "세계에 내로라하는 산업들이 국내에 많지만 부품소재 분야는 대만에도 밀리는 실정"이라며 "중국의 부품 소재가 싸다고 갖다 쓰게 되면 모든 산업을 다 뺏길 수 있는 만큼 우리나라도 부품소재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중국시장을 적극 공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용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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