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공단의 특성을 반영하는 의과대학을 설립해 산업재해율 낮추는 지역 거점 의대로 키울 생각입니다."
지난 25일 국립 창원대학교에서 만난 이찬규(사진) 창원대 총장은 "대학만 발전해서는 의미가 없다. 지역경제와 연계해 발전을 이뤄야 의미가 있다"며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이 총장은 창원ㆍ마산ㆍ진해 통합에 따른 대학과 기업간 산학연계에 대한 뚜렷한 철학을 바탕으로 창원대의 미래비전을 상세하게 제시했다.
실제로 이 총장은 지난해 5월 취임한 후 산학협력 국책사업 유치를 목표로 활발히 활동해 왔고, 올해 들어 무려 232억원에 달하는 국책사업비를 유치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는 지역 국립대학은 지역 기업과 운명공동체라는 이 총장의 소신에 따른 것이다.
무엇보다 창원국가산업단지 등에는 산업기계ㆍ정밀기계ㆍ방위산업ㆍ자동차 분야 등에 수 천개의 기업들이 무리를 지어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국책사업이 진행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산학연계가 이뤄지고 그러다 보면 학생들의 취업률이 올라가고 지역 경제 활성화 및 산업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게 이 총장의 생각이다.
구체적으로 이 총장은 창원대 R&D센터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총장은 "대학 배후 부지의 개발제한구역을 해제해 '첨단과학기술 HUB'를 조성할 것"이라며 "(센터를 통해)창원지역의 신성장동력을 창출하고 R&D기능의 집적화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그린벨트 해제는 조만간 결론이 날 것이며, 사업비로 3,334억을 올해부터 10년 계획으로 투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총장은 "추진되는 센터는 외국계 연구소와 창원에 본원이 있는 재료연구소ㆍ전기연구소 등의 분소를 유치해 산학연 기능을 강화한 글로벌 연구센터로 키울 것"이라며 "STX 등 100여개 기업과 입주 양해각서를 맺거나 추진하고 있는 것도 '산학연 허브' 조성을 위한 포석"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 총장은 의과대학 설립 의지를 분명히 했다. 그는 "2015년 의대가 문을 여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대학이 설립되면 근로복지공단 창원산재병원을 대학지정 산재병원으로 활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대 설립을 위한 행정적 절차는 아직 시작 단계지만, 이미 창원지역이 공단지역으로 산재병원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고, 보건복지부에서도 의료인력 수급 계획과 관련해 긍정적 분위기라고 이 총장은 분위기를 전했다. 여기에 창원ㆍ마산ㆍ진해가 통합됨으로 인해 인구 110만의 도시가 됐음에도 의대가 없고 대학병원이 없다는 지역 민심도 의대 설립 추진의 이유라고 말했다. 그는 "의대를 설립하면 아무래도 산업재해나 산업 관련 환자들을 대상이 될 것"이라며 "산업 재해율을 낮추는 데에도 일조하는 지역 거점 의대로서 충분히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물론 창원대는 기존 창원병원 외에 추가 대학 병원 건립도 고려하고 있다.
이 총장은 "진해구민의 강력한 희망에 의해 진해에 제2캠퍼스를 건립하는 방안을 놓고 현재 창원시와 협의하고 있다"며 "조선해양플랜트 관련 학과나 해양물류 및 해양비즈니스 학과를 포함해 진해평생교육원 등이 들어서는 것이 구체적인 방안"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