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내칼럼

[기자의 눈] 허창수 신임 전경련 회장님께

허창수 회장님. 우선 제33대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으로 추대되신 걸 다시 한번 축하 드립니다. '재계의 신사'로 불리는 허 회장께서 전경련 회장을 맡으셨다는 소식에 국민들은 환영일색입니다. 겸손하고 온화하며 성실한 회장님의 성품이 재계의 화합을 이끌고 정부∙국민과의 소통을 원활히 하는 데 적임이라는 게 세간의 평입니다. 취재 현장에서 회장님을 뵐 때마다 가졌던 저의 느낌도 별반 다르지 않습니다. 수년 전 제주 엘리시안 리조트에서 출입기자단 송년 만찬회를 주관하며 GS그룹과 한국경제에 대한 혜안을 말씀하셨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강촌리조트에 가족 여행을 갔다가 주말을 쉬러 오신 회장님 내외를 우연히 뵙고 인사를 드렸던 추억도 있습니다. 그때 사모님이 제 딸을 귀여워해주기도 했지요. 전경련 사무국도 고무된 표정입니다. 6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회장님이 새 바람을 불러 올 것이라는 희망은 전경련 사무국뿐 아니라 재계의 바람이기도 할 것입니다. 회장님. 그러나 '재계의 수장' 앞에는 녹록하지 않은 현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금 산업계는 삭풍에 시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포퓰리즘과 관치의 표적이 되고 있지 않습니까. 지금 회장님에게 필요한 것은 화합과 양보도 중요하지만 기업활동을 저해하는 정치논리에는 단호히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충언입니다. 시장경제의 근본을 뒤흔드는 관치가 기업의 이익구조와 계속성마저 훼손시켜서는 안 되기 때문이지요. 정부와 맞서서 이로울 게 없다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기는 합니다. 하지만 회장님. 반기업 정책으로는 이 정부가 원하는 성장도, 상생도, 고용창출도 이룰 수 없다는 쓴소리가 절실한 시점입니다. 튼튼한 시장경제 기반 위에 신성장동력을 갖춘 한국의 기업들이 이윤추구와 국리민복을 위해 마음껏 뛸 수 있도록 '기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달라는 그 목소리 말입니다. 회장님이 맡을 전경련이 그간 '청와대 2중대'라는 오명에서 벗어나 시장경제를 위한 원칙을 견실히 지켜나가기를 기대해봅니다. 24일 플라자호텔에서 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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