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외국인 전용 선상 카지노 허용한다

中 관광객 겨냥 크루즈산업 활성화 방안 확정<br>경마·경륜 등 기존 사행산업계와 사전조율 없고<br>구체적 효과 분석도 안돼 "준비없이 강행" 비판


정부가 중국인들을 겨냥한 국내 기업들의 크루즈여객선 산업 신규 진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외국인 전용으로 선상 카지노 영업을 허용하기로 했다. 하지만 선상 카지노의 허가로 상대적 위축이 불가피해진 경마ㆍ경륜ㆍ경정 등 여타 사행산업계와는 사전 조율을 거치지 않은데다 일자리 창출규모 등 구체적인 경제효과도 분석되지 않은 터라 논란이 많은 사행사업이 치밀한 준비 없이 강행된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ㆍ문화체육관광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16일 위기관리대책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해양관광ㆍ레저 활성화 방안'을 확정해 발표했다. 재정부와 국토부 등에 따르면 현재 하모니크루즈㈜와 오리엔트크루즈가 국내 기업으로는 최초로 내년부터 각각 2만6,000톤급(승객 1,000여명 수용)과 5만톤급(2,000여명 수용)의 크루즈선을 출항시키기 위해 준비 중에 있다. 정부는 주로 중국인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한 국내 기업들의 크루즈산업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업계의 핵심요구인 선상 카지노 사업을 허용하는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전세계에서 운항하는 290여척가량의 크루즈선은 모두 선상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중국인들은 바다를 보면서 카지노를 하는 것을 로망으로 여긴다"며 "우리의 일자리가 이런 곳에서 나온다고 보고 과감하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이 방안은 지난 6월 내수활성화 정책의 일환으로 나왔으며 재정부와 국토부ㆍ지식경제부 등은 지난 9월 태스크포스(TF)팀을 구성, 적극 추진해 주무 부서인 문화부가 최종 승인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그러나 사행산업 도입을 추진하면서 충분한 준비작업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6개 사행산업에 대한 총량제 규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선상 카지노 사업이 도입되면 다른 사행산업의 축소가 불가피해져 해당 업계의 반발이 예상된다. 여기에 정부는 도입 이유로 내세운 일자리 창출과 관광수입 증대효과 등도 명확히 따져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도박중독 예방 안전대책 등을 미리 마련하지 않은 것도 문제점이다. 김규호 국무총리실 산하 사행산업감독위원회 위원은 "특정 사행산업을 일단 추진하고 나중에 부작용을 해결하겠다는 것은 잘못된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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