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10월 1일 '뮤지엄 제주' 문여는 김창일 아라리오회장, "미술관은 작품수집 35년의 꿈"

극장·모텔 등 흔적 살려 개조

17개국 43명 작품 160점 선봬

김창일 아라리오회장이 인도작가 수보드굽타의 설치작품 앞에서 미술관 설립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독일 현대미술가 중 한 사람인 지그마 폴케(1941~2010)의 5m짜리 대작 '서부에서 가장 빠른 총'을 2001년 전시에서 보고는 60만 달러(약 7억원)에 사버렸다. 작가는 열성적인 동양인 컬렉터에게 감동해 이후 100만 달러 짜리 그림 두 점을 더 내주었고, 한국 개인전도 열었다. 폴케의 작고 후 작품은 현재 800만~1,200만 달러 수준에 거래된다.


남들보다 먼저 작품을 알아봤고 과감하게 사들였으며, 소장하며 즐겼고 그 가치까지 상승해 더 즐거운 주인공은 사업가 겸 화가인 김창일 아라리오회장(63·사진)이다. 그는 아시아인으로 유일하게 세계적인 미술전문지 '아트뉴스'가 선정하는 '세계 200대 컬렉터'에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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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얼마나 대단한 작품들을 가지고 있길래 세계적 컬렉터라 불릴까? 김 회장이 자신의 소장품을 공개하는 동시에 세계 현대미술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미술관 '아라리오 뮤지엄 제주'를 10월 1일 개관한다. 제주시 구도심에 위치한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와 '아라리오뮤지엄 동문모텔','아라리오 뮤지엄 탑동바이크샵' 등 과거 극장과 모텔 등으로 사용되던 공간을 옛 벽체와 흔적 그대로를 살려 미술관으로 개조했다. "미술관은 작품수집 35년간 줄곧 간직해온 꿈"이었며 김 회장은 개관전 제목을 '운명적으로(By Destiny)'라고 붙였고 3개관에서 17개국 작가 43명의 작품이자 자신의 소장품 160여점을 선보였다.

'탑동시네마'관 1층에는 박제된 사슴을 투명 크리스탈로 뒤덮은 코헤이 나와의 작품 '사슴가족'이 영구설치됐다. 큰 수사슴부터 아기사슴까지 5마리가 차례로 놓였다. 2층에는 인도출신 최고의 현대미술가로 꼽히는 수보드굽타의 20m 넘는 대작 '배가 싣고 있는 것을 강은 알지 못한다'가 설치돼 극장이던 큰 공간을 압도한다. 전통적 배 모양의 작품 안에는 낡은 침대,항아리 등 이주자들의 물품들이 잔뜩 담겨있다. 3층에 올라가면 또한번 입이 떡 벌어진다. 중국 아방가르드 미술을 대표하는 작가 장환이 소 100마리의 통가죽으로 키 10m 거인의 앉은 형상을 제작한 '영웅 No.2'가 놓였다. 2011년 120만달러에 구입한 이 작품 역시 지금은 가치가 급등했다. 김 회장은 "유명한 건축가의 건물이라야 좋은 미술관이 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중요하다"라며 "굽타나 장환 등 대작으로 승부하는 아시아 작가들을 많이 지원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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