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피플

[인터뷰] 신달자 객원교수 "행복한 여성 되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세요"

숙명여대 객원교수


"여자들이 새로운 시대를 사는 것은 분명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행복해 하는 여자들이 많지 않아요. 문제가 우리에게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더군요." 좌절과 상실의 시대, 이번에는 시인이 나섰다. 여자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 위해서다. 최근 '여자를 위한 인생 10강(민음사 펴냄)'을 출간한 시인 신달자(68ㆍ사진) 숙명여대 객원교수는 지난 13일 "행복한 여성을 꿈꾼다면 먼저 자신을 돌아보라"고 조언했다. 2009년 명지대 문예창작과를 정년퇴직한 신 교수는 모교인 숙명여대 국문과 강의를 비롯해 기업ㆍ대학 등의 강의 요청과 외부 기고, 시 집필 등으로 나이를 잊고 지낼 만큼 일과가 바쁘다. 그는 "기업 등 외부 강의를 가보면 남자들이 '여자 시대가 왔다' '고급 레스토랑에는 전부 여자만 있다'고 푸념하는 것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내가 만난 여자들은 세대와 상관없이 불행하다고 입을 모은다"며 책을 쓰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고급 음식점과 카페를 독차지한 여성을 향한 남성들의 근거 없는 시샘에 대한 반박이기도 하다. 그러나 시인은 여자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여성들 대부분이 꿈이 크다. 가수를 꿈꾸면 패티 김처럼, 작가라면 신경숙처럼 되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그들은 모두 처음에는 피비린내 나는 시간을 보내며 오랜 시간 피와 땀, 그리고 눈물을 흘린 후 비로소 길을 찾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50년 동안 시를 써온 나도 이제서야 시가 눈에 들어온다"며 "작지만 소중한 것,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고 하루에 한시간씩 10년간 한다면 뭐라도 되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그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바깥세상을 바라봐야 한다. 외롭다고 수다로 세월을 보내지 말고 여러 가지를 시도해보라. 작은 일에 의미를 주고 자신의 가치를 인정하기까지 내면과의 소통이 먼저"라며 외로움을 기꺼이 즐기라고 충고했다. 여성들의 외로움에는 직장의 유무와 상관없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그는 "직장여성들은 육아와 가사 문제로, 전업주부는 자신의 정체성 혼란을 이유로 고학력 여성 대부분이 어영부영 살고 있다"며 "이력서에 한 줄 더 쓰는 학력이 길다고 현명한 여성이 아니다. 직장이든 가정이든 문제가 있는 것은 당연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변사람들을 내 편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중년여성의 자아 발견과 새 출발은 너무 늦은 것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나는 40대에 석사를 시작해 50세 되던 해에 박사를 마치고 교수가 됐다"며 "120세까지 산다는 통계를 기준으로 본다면 절대 늦은 게 아니다. 용기가 필요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신 교수는 또 "용기를 잃는 것은 자기 인생의 좌표를 잃는 것"이라며 "자아를 발견하게 된다면 폐경기 이후 새롭게 성장하는 원동력을 얻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출판계에 치유를 주제로 한 책들이 인기를 끄는 가운데 신 교수의 책은 발간 3주 만에 1만권이 판매됐다. 시인은 "여자와 사는 남자도 꼭 읽어야 할 책"이라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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