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세계 최대 철광석 소비국인 중국이 철스크랩(고철)시장까지 넘보고 있다는 기사가 보도된 적이 있다. 철광석∙원료탄과 함께 철강산업의 3대 원료인 철스크랩까지 중국이 삼키게 되면 국내 철강업체들도 수급 곤란 등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함께 제기됐다. 철스크랩은 일반적으로 제품의 폐기과정에서 발생하기 때문에 폐기물로 간주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은 철스크랩이 환경친화적일뿐 아니라 가장 경제적인 자원으로 인식하고 행동에 나선 것이다. 철스크랩은 철광석처럼 천연자원을 추출하는 것이 아니라 순환자원이므로 환경친화적이다. 또한 폐기되는 금속을 추가적인 제조나 가공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사용할 수 있어 자원효율성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 여기에 수입 원자재 대신 국내에 축적된 자원을 재사용하기 때문에 무역역조 개선에도 기여할 수 있다. 생산과 소비양식의 변화에 의해 비롯된 글로벌 환경의 도전은 산업혁명이 시작되면서 진행됐다. 특히 녹색성장과 더불어 재생산∙재사용 등의 개념이 강조되면서 '폐쇄순환 생산'으로 발전하고 있다. 철스크랩의 리사이클링 강도는 다른 소재들에 비해 크게 높아 자원순환형 산업구조와 폐쇄순환 생산시스템으로의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소재로 볼 수 있다. 그동안 국내 철스크랩업계와 전기로 제강업계는 철스크랩의 표준화와 유통체계 합리화를 추진해왔으며 그 과정에서 산업지형을 바꿔나가고 있다. 그러나 자원으로서의 철스크랩에 대응하는 뚜렷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산업용 소재보다는 폐기물로 간주해 발생∙수집∙운반∙처리 과정에서 규제정책만 강화되고 있을 뿐이다. 이제는 철스크랩의 유효 이용을 높이기 위해 철스크랩을 산업으로 인식하고 관련 지원정책 개발과 시행이 시급하게 추진돼야 한다. 국내 발생 철스크랩의 규격화∙표준화를 통한 거래기반 확립과 아울러 노폐스크랩의 분리정제화를 통한 청정화 기술 개발, 자원으로서의 민간비축 확대와 같은 정책이 추진돼야 한다. 또 이를 기반으로 기업들에도 적극적인 추진 노력을 요구해야 한다. 중국은 최근 철스크랩의 산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가공능력 10만톤에서 100만톤 규모의 전문업체 100개사를 육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6위의 철강 생산국이며 세계 3위의 철스크랩 수입국인 우리나라에서 국내 철스크랩산업에 대한 정책이 규제보다는 육성으로 시급하게 전환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