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군의 공습이 계속되는 있는 리비아 트리폴리의 한국대사관을 튀니지 국경도시인 제르바로 옮겼다고 30일 밝혔다.
이날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조대식 주리비아 대사를 포함해 대사관 직원과 가족 11명, 그리고 교민 4명 등 총 15명이 전날(29일) 오후 1시께(현지시간) 트리폴리에서 육로로 3시간 거리인 제르바로 이동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기자들과 만나 “나토국의 공습으로 트리폴리 지역의 치안이 굉장히 악화되면서 대사관을 임시로 이전했다”며 “리비아 정세가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트리폴리에 복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 당국자는 또 “국제사회의 경제 제재조치로 리비아에서는 생필품과 유류부족 현상이 심각해 자전거로 이동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크고 작은 강도사건이 빈발하는 상황에서 리비아에서 공관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대사관측은 앞으로 대우건설 트리폴리 지사와 제르바에 합동사무소를 설치한 뒤, 리비아 정세 파악과 리비아진출 대책 수립 등의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대사관 이전으로 인해 현재 리비아에는 트리폴리 지역 16명, 벵가지를 비롯한 동부지역 6명 등 모두 22명의 국민이 체류하고 있다.
특히 이들 가운데 7명의 자영업자는 정부로부터 체류허가를 받지 않은 상태라고 외교부는 전했다.
한편 리비아에는 현재 중국, 러시아, 헝가리, 필리핀, 북한 등의 20여개 공관이 잔류하고 있으며 지난 9~10일에는 나토군의 공습으로 트리폴리 주재 북한 대사관의 건물이 파손되는 피해를 입기도 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