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오는 7월 한ㆍ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수입상품들의 가격이 낮아지면서 생활물가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자동차, 자동차 부품, 컬러TV 등을 중심으로 수출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기획재정부는 9일 '한ㆍEU FTA에 따른 서민생활 변화모습'보고서를 통해 "한ㆍEU FTA에 따른 관세감축으로 제품가격이 인하되거나 제품 간 경쟁으로 가격 인상 요인의 부분적 흡수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품목은 냉동삼겹살ㆍ치즈ㆍ고등어ㆍ굴비ㆍ삼치ㆍ오렌지ㆍ포도 등 농수산물 가격. 재정부에 따르면 현재 시내 대형마트에서 ㎏당 7,200원에 팔리는 프랑스산 냉동삼겹살의 경우 한ㆍEU FTA로 관세(25%)가 완전 철폐되면 5,400원으로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냉동삼겹살은 EUㆍ미국ㆍ캐나다ㆍ칠레산이 시중에서 경쟁하고 있어 실제 가격 인하 효과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마트에서 100g당 6,240원에 팔리는 프랑스산 '벨큐브' 치즈는 관세(36%)가 완전히 없어지면 가격이 3,993원으로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자동차, 명품, 고급 와인 등 유럽산 상품도 지금보다 저렴하게 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프랑스ㆍ이탈리아 등 유럽산 고급 와인에 붙는 15%의 관세도 발효 즉시 사라진다. 자동차의 경우 1,500㏄ 중대형 승용차는 3년 내에, 소형차는 5년 내에 8%의 관세가 사라진다. 구찌ㆍ샤넬 등 이탈리아ㆍ프랑스 명품 브랜드의 의류ㆍ화장품ㆍ신발ㆍ가방 등에 매기는 8~13%의 관세도 대부분 5년 내에 철폐된다. 반면 재정부는 자동차, 자동차부품, 컬러TV 등에서 수출이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한ㆍEU FTA로 장기적으로 서비스업 22만명, 제조업 3만3,000명 등 25만3,000명의 고용증가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한ㆍ칠레 FTA 발효 이후 칠레에 대한 자동차 수출은 6년간 연평균 17.6%씩 늘었으며 자동차 업계의 고용은 연평균 17.8% 증가했다. 재정부의 한 관계자는 "국책연구기관들의 한ㆍEU FTA 영향분석에 따르면 수출증대로 인한 고용증가, 관세철폐에 따른 소비재 물가안정과 실질소득 증대효과가 기대된다"며 "향후 10년간 국내총생산(GDP) 대비 3.8% 수준의 소비자 후생이 증대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