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양용은, 魔의 '베어 트랩' 뚫고 우승 시동

곰이 파놓은 함정은 양용은에게 장애물이 되지 않았다. 양용은이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혼다 클래식 첫날 공동 2위에 오르며 2009년에 이어 다시 한번 우승을 바라보게 됐다. 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가든스 PGA 내셔널골프장 챔피언스코스(파70·7,158야드)에서 열린 대회 1라운드에서 양용은은 버디 4개와 보기 2개를 묶어 2언더파 68타를 쳤다. 단독 선두인 스펜서 레빈(미국)과는 1타 차. 양용은은 지난주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챔피언십 8강 진출에 이어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며 2년 만에 PGA투어 우승을 내다볼 수 있게 됐다. 이번 대회의 관건은 잭 니클라우스의 함정을 얼마나 잘 벗어나냐는 것. 이 골프장 코스를 재설계한 니클라우스는 15~17번홀을 PGA투어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가운데 하나로 세팅해 놓았다. 니클라우스의 별명인 ‘황금곰(Golden bear)’을 따 ‘곰의 함정(Bear’s trap)’이라 불리는 이 세 홀은 맞바람이 심하게 부는데다 그린 양 옆으로 워터 해저드와 벙커가 도사리고 있어 공략이 쉽지 않다. 지난해 이 세 홀에서 세계 정상급 선수들은 무려 352개의 보기 혹은 그 이상의 스코어를 적어냈고 워터 해저드에 떨어진 볼만 136개에 달했다. 이번 대회에서도 고난은 이어졌다. 1라운드에 출전한 144명의 선수들은 이 세 홀에서 파보다 평균 1.6타를 많이 쳤다. 세계랭킹 28위 애덤 스콧(호주)은 14번홀까지 이븐파로 상위권에 자리했으나 이 세 홀에서 무려 7타를 잃으며 머리를 감싸쥐었다. 양용은은 전반 버디와 보기를 2개씩 맞바꾸며 스코어를 줄이지 못 했으나 후반 10번(파4)과 13번홀(파4)에서 1타씩 줄이며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다. 바람이 거세게 불어와 더욱 공략이 어려워진 베어 트랩에서는 ‘바람의 아들’이란 닉네임처럼 파로 잘 막아내며 경기를 마쳤다. 일몰로 10여명의 선수가 1라운드를 마치지 못한 가운데 김비오(21·넥슨)는 공동 20위(1오버파), 앤서니 김(26·나이키골프)은 공동 34위(2오버파 72타)에 자리했다. 강성훈(24·신한금융그룹)은 베어 트랩에서만 5타를 포함해 무려 14타를 잃으며 최하위에 머물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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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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