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책과 세상] 딸·문인들이 함께 엮은 '박완서 문학앨범'

■ 모든 것에 따뜻함이 숨어 있다 (박완서 지음, 웅진지식하우스 펴냄)


올해 초 작고한 소설가 박완서 선생의 온기를 느끼게 하는 책이 다시 나왔다. 1992년에 박완서의 삶과 문학을 조명하며 출간됐던 '박완서 문학앨범'이 절판된 후 2002년에 '우리 시대의 소설가 박완서를 찾아서'라는 새 이름으로 개정판이 나왔고 이번에 세 번째 옷을 갈아입고 책이 출간됐다. '남들은 잘도 잊고, 잘도 용서하고 언제 그랬더냐 싶게 상처도 감쪽같이 아물리고 잘만 사는데, 유독 억울하게 당한 것 어리석게 속은 걸 잊지 못하고 어떡하든 진상을 규명해 보려는 집요하고 고약한 나의 성미가 훗날 글을 쓰게 했고 나의 문학정신의 뼈대가 되지 않았나 싶다'(31쪽, '나에게 소설은 무엇인가' 중에서) 고인의 산문 '나에게 소설은 무엇인가'를 비롯해 스스로 뽑은 대표작 '해산바가지', '여덟 개의 모자로 남은 당신'이 수록됐다. 또 큰 딸 호원숙 씨와 동료 문인 김영현, 권명아, 김병익 등의 글도 함께 담겼다. 신간에 새롭게 수록된 글은 딸 호원숙 씨가 쓴 '따뜻함이 깃들기를'이다. 아차산 자락에 있는 구리시 아치울 집에서 그가 어머니와 함께 보낸 추억들이 되살아난다. 소설가 김영현 씨는 고향인 개성의 지척인 파주 교하리에 문학관을 지으면 어떻겠냐는 청에 고개를 흔들며 "작가는 죽고 나면 작품으로만 남으면 된다"던 고인의 대답을 글을 통해 전한다. 또 평론가 김병익 씨는 박완서 문학의 특성으로 대부분 자기가 사는 시대를 소설의 대상으로 삼고 있는데다 여성화자를 통해, 자전적 요소를 드러낸다는 점을 꼽으며 고인의 문학세계를 다시 살펴본다. 책 중간중간에는 고인의 생전 사진 70여 장이 화보처럼 담겼다. 텃밭을 일구는 모습과 땅에 떨어진 살구를 맛보는 소박한 일상이 소중하고 또 반갑다.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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