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 은행이 오는 2013년까지 2,722명의 고졸 채용을 확대(본지 7월21일자 1면 참조)하기로 한 데 이어 금융감독원도 고졸 채용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증권이나 보험 등 제2금융권에서도 고졸 채용을 늘리는 방안을 조만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금융 공기업은 물론 일반 공기업도 채용할 움직임을 보이면서 고졸 채용이 확산되는 모습이다. 금감원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은행들이 고졸 채용을 늘리기로 한 만큼 금감원에서도 고졸 수요가 없는지 파악하고 있다"면서 "상담원이나 사무보조직 등을 중심으로 해 채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또 "고졸 채용 움직임은 은행은 물론 증권이나 보험 등 제2금융권까지 확산될 것"이라면서 "현재 이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 고졸 채용에 가장 구체적인 계획을 밝힌 곳은 은행권이다. 아무래도 고졸 인력들을 흡수할 수 있는 일자리가 다른 기업에 비해 많은 탓이다. 전국은행연합회는 은행들의 고졸인력 채용확대 계획을 취합한 결과 18개 은행이 올해 상반기부터 2013년까지 전체 채용인원의 12% 수준인 2,722명을 고졸자로 채용할 예정이라고 이날 밝혔다. 연평균 채용인원은 907명으로 지난 2년간 평균인 459명에 비해 2배 수준으로 늘어난 규모다. 은행들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의 우수 학생을 추천받아 선발하는 등 고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은행업무 수행에 적합한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우수 고졸 직원에 대해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경과 후 야간대학 진학 때 학자금을 지원하고 정규직 전환을 확대하는 등 인사관리 시스템을 보완할 방침이다. 은행권에 이어 제2금융권이나 금융 공기업에서도 고졸 채용을 준비하고 있다. 제2금융권의 경우 현재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밝히고 있지 않았지만 정부의 고졸 채용 확대 방안에 대해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체의 한 관계자는 "자금운용 등 전문 분야의 경우 채용이 쉽지 않겠지만 창구직원이나 사무보조 등은 가능할지 여부를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공기업인 정책금융공사는 학력 인플레이션을 완화하고 일자리 창출 차원에서 고졸 출신 채용을 검토하고 있다. 정책금융공사의 한 관계자는 "어떤 곳에 수요가 있는지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보증기금도 전국 53개 영업점의 사무지원 인력의 고졸 채용 여부를 조만간 결정할 예정이다. 사무지원 인력 수요가 발생할 경우 고졸 출신을 적극 채용할 방침이다. 일반 공기업들 역시 고졸 출신 채용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동서발전의 경우 올해 상반기에 6명을 채용하는 등 총 채용인원의 30%가량을 마이스터고 출신으로 배정했다. 생산기술연구원도 지난 5월 마이스터고 교장협의회와 양해각서(MOU)를 맺고 연구직으로 뽑은 고졸 출신을 혁신 중소기업으로 파견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다른 공기업들도 내부적으로 고졸 채용 규모 등에 대한 검토작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