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진선미 칼럼] 도덕적 해이에 빠진 지방정부

진선미 새정치민주연합 의원

공무원은 시민의 공복이다. 특히 시민들과 직접 대면해야 하는 대민업무가 잦은 지방공무원은 시정과 도정의 얼굴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닐 정도로 그 책무와 역할이 막중하고 따라서 더 높은 윤리의식과 엄격한 복무기강이 필요하다고 볼 수 있다. 물론 공무원도 사람이기 때문에 한 순간의 잘못이나 실수를 저지를 수 있다. 그러나 그 실수나 잘못이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미성년 성범죄나 음주운전 등 중범죄 행위일 경우 보다 엄격한 잣대를 적용하여 지방정부의 대민 활동에 누가 되지 않도록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


최근 5년(2010~2014.6) 간 각 시·도별 지방공무원 성관련범죄·음주운전 징계 현황을 보면 성범죄로 206명, 음주운전으로 5,271명의 공무원이 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런데 이 중 성범죄와 관련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의 60%, 음주운전으로 징계를 받은 공무원의 85%가 견책·감봉에 해당하는 경징계를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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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공무원의 징계 등 양정에 관한 사항은 지방자치단체별로 정하도록 되어 있고, 대부분 지방자치단체들은 성관련범죄와 음주운전에 관해서는 엄격한 개별기준을 정하고 있기는 하다. 경기도의 경우 미성년 성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파면, 성폭력 강제추행은 해임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음주운전에 대해서도 1회는 감봉이상(0.10%이상), 2회는 정직이상(0.05%이상), 3회는 해임이상(0.05%이상)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른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 역시 성관련범죄와 음주운전에 대해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개별기준을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실제 적용례를 보면 규정과는 달리 제식구 감싸주기식 봐주기 행태가 되풀이되고 있어 지탄의 대상이 되고 있다. 특히 미성년 성매매와 같이 사회적으로 용납할 수 없는 범죄행위자의 경우에도 감봉 처분에 그치는 등 국민상식과 부합하지 않는 징계결과가 빈발하고 있어 공분을 사고 있다. 음주운전의 경우에도 2회 적발된 393명 중 51%인 201명이, 3회 적발된 공무원 127명 중 18%인 23명이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견책 처분을 받았다. 이런 결과가 나타나는 이유는 내부 징계위원회의 심의과정에서 정상참작 등 제식구 감싸주기 관행이 근절되지 않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물론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다. 그렇지만 처벌조항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면죄부 주기에 급급하다면 공무원들 역시 ‘한번은 괜찮겠지,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 하는 생각이 들 수 있고 이로 인한 복무기강 해이와 공직윤리 저하 현상의 폐해는 곧바로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기 때문에 좌시해서는 안 될 문제이다.

지방공무원의 경우 지역사회에 끼치는 영향력이 높기 때문에 그 만큼의 도덕성과 윤리의식을 갖춰야한다. 그런 의미에서 사회적으로 용납되기 어려운 성관련범죄, 음주운전 등 중범죄 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는 징계와 인사 조치 등 엄벌주의를 통해 공직사회의 기강을 바로 잡는 범국가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또한 성희롱·성매매 방지 예방교육과 윤리교육을 강화하는 등 공직자로서의 윤리의식을 강화하고 건전한 공직사회를 만드는데 공직사회는 물론 정치권 등 전사회적인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새정치민주연합의원(국회 안전행정위와 여성가족위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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