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기준금리 2% 시대] 연준 비둘기파 "QE4 카드 꺼내야"… 긴축기조 제동

■ 미국은<br>'옐런 복심' 윌리엄스 총재 "인플레 목표치 미달 땐

금리 인상시기 늦추고 자산 추가매입 고려해야"

英·獨 등 유럽경제도 흔들… 미 경제 또다른 뇌관으로


전세계에 'D(디플레이션)의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내에서 4차 양적완화(QE4)를 실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처음으로 나왔다. 일부 비둘기파의 목소리에 불과하지만 매파 역시 달러화 강세의 역풍을 우려하고 있어 연준의 긴축 기조에도 제동이 걸리고 있다. 이미 시장은 연준의 첫 기준금리 인상시점 전망을 내년 6월에서 내년 9월로 대폭 늦췄다.

연준 내 대표적 비둘기파인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4일(현지시간) 로이터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로 돌아올 신호가 보이지 않으면 자산 추가 매입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인플레이션이 1.5% 수준에서 더 오르지 않을 경우 내년 중순으로 예상되는 기준금리 인상시기를 더 늦춰야 한다"며 "통화정책을 다시 (완화 기조로) 바꾸고 초저금리로 되돌아가는 데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오는 28~29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존의 QE3 조치를 끝내더라도 미 경제가 나빠질 경우 QE4 카드를 다시 꺼내야 한다는 것이다. 연준 내에서 QE4 도입 주장이 나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또 내년부터 FOMC 순회 위원이 되는 윌리엄스 총재가 재닛 옐런(사진) 의장의 복심으로 통하는 만큼 일부 인사의 일회성 발언으로만 보기는 힘들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이미 스탠리 피셔 부의장 등 연준 인사들은 글로벌 경기둔화가 미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속속 경고하고 있다. 매파로 분류되는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은 총재조차 전날 "지금은 아니지만 달러화가 추가 강세를 보일 경우 미 경제에 위험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메릴린치의 마이클 핸슨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달러화 가치가 연간 10% 오르면 미 물가상승률은 0.25%포인트 하락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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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미국이 앞으로 10년간 구조적인 저인플레이션 국면에 빠질 것이라는 분석까지 나오면서 연준에 부담을 주고 있다. 블룸버그는 지난 3개월간의 미 국채 수익률과 물가연동채권(TIPS)과의 금리 격차를 통해 기대 인플레이션(BEI)을 분석한 결과 미국의 물가상승률은 2019년 3·4분기까지 연율로 평균 1.5%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이 지표와 실제 물가상승률과의 오차는 0.1%포인트에 불과했다. 더블라인캐피털의 그레고리 화이틀리 매니저는 "인플레이션이 목표치를 밑도는 기간이 길어지면 연준이 더 오랫동안 현재의 (완화적인) 통화 기조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저물가 우려가 확산되면서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설도 힘을 잃고 있다. CME그룹이 이날 연방기금(FF) 금리 선물을 통해 분석한 결과 시장은 연준이 내년 9월에 금리를 첫 인상할 확률을 57%로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내년 6월 인상 확률은 한 달 전의 50% 정도에서 18%로 대폭 낮아졌다.

더구나 글로벌 경기둔화가 가속화하면서 미 경제에 또 다른 뇌관으로 등장했다. 이날 유럽연합(EU) 통계청이 발표한 유로존의 8월 산업생산은 전월 대비 1.8% 감소하며 올 3·4분기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유럽 경제의 견인차인 독일도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8%에서 1.2%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경제회복세가 탄탄하던 영국에도 인플레이션 하락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영국의 9월 소비자 물가상승률은 1.2%에 그치며 2009년 9월 이후 최저 수준을 보였다.

글로벌 금융·원자재 시장 역시 'D의 공포'에 요동을 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4.6% 폭락한 81.84달러에 마감했다. 이는 2012년 6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치다. 반면 연준의 기준금리 조기 인상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선진국의 국채 가격은 급등했다. 미 10년물 국채 가격은 8.7bp(1bp=0.01%) 하락한 2.198%까지 떨어지며 2013년 6월 이후 16개월 만에 가장 최저치를 기록했다. 또 독일 10년물 국채 금리가 0.90%에서 0.84%로 급락하는 등 영국·이탈리아·스페인 등 대다수 유럽 국채 가격이 강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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