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안철수 테마주의 대표주자였던 미래산업이 깡통회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개의 공장 가운데 제3공장 매각을 검토하는 가운데 최근 제1공장 매각을 결정했기 때문이다. 벤처 1세대 기업인 미래산업이 테마주 광풍을 맞은 후 창업주도 떠나고 자산도 거의 바닥난 채 씁쓸하게 퇴장하는 것이다.
'벤처 대부'로 불렸던 정문술 미래산업 고문은 미래산업ㆍ소프트포럼ㆍ라이코스 등을 창업ㆍ출자해 닷컴 열풍을 불러일으킨 주역이다. 그는 지난해 미래산업의 주가가 안철수 테마주로 묶여 급등하자 주식 전량을 처분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주요 주주들이 테마주로 급등한 주식을 팔아 주인 없는 기업이 된 상황에서 자산 매각까지 나섰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미래산업은 지난 1일 자산 총액의 12.3%에 해당하는 118억원 규모의 충남 천안시 토지와 건물(제1공장)을 이그잭스에 처분한다고 공시했다.
올 상반기 매출액(220억원)보다 많은 300억원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라고는 하지만 올 8월 천안 백성동 소재의 제3공장도 매각을 검토한다고 밝힌 바 있어 주요 자산을 다 파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거래소 시장감시본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안철수 의원과 인적 연관성 때문에 엮여 주가가 크게 오를 때가 많았지만 실적이 부진하고 예전의 명맥만 유지하는 껍데기 업체로 보인다"면서 "하루 이틀 오른 차익을 남기겠다고 실적도 뒷받침되지 않는 이런 테마주에 투자하면 큰 손실을 입을 수 있으니 투자자들은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미래산업의 생산 능력은 올 상반기 4분의1로 급감했다. 미래산업의 주력 제품인 테스트 핸들러(test handler)의 경우 반기 동안 생산 능력은 30대지만 올 상반기에는 7대밖에 생산하지 않았다. 칩마운터도 120대를 생산할 수 있지만 108대에 그쳤다.
미래산업 관계자는 "실제로 생산이 이뤄지는 공장은 제2공장뿐이고 300억원의 차입금에 대한 이자비용이 매년 10억원씩 나가고 있는 상황이라 이번 매각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려 한다"면서 "상반기 반도체 경기가 침체돼 주요 고객사인 SK하이닉스와 중국 중소형 업체들의 장비 주문이 줄어들어 상반기 생산이 크게 줄었고 하반기에도 개선될 것 같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주주가 없는 채로 업체를 유지할 것이냐는 질문에 "주주총회를 열어 주주명부를 폐쇄할 때까지 최대주주를 파악하기도 어렵다"면서 "새로운 최대주주가 나와 대규모 투자를 할 수도 있겠지만 여의치 않다"고 답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