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서울 중구청에 따르면 구청의 청소행정과 소속 환경미화원인 최현주(53·사진)씨가 지난달 22일 오전 관내에서 청소 작업을 하다가 가로수 옆에 놓인 가방을 발견했다. 누군가 잃어버린 돈가방일 수 있다고 판단한 최씨는 즉각 가방을 열어 신분증을 확인, 주인이 이양순 광희문경로당 회장임을 확인했고 구청에 연락해 휴대폰 번호를 알아냈다.
그러고 나서 환경미화원 동료에게 양해를 구하고 이 회장에게 연락했다.
경로당 단합대회를 위해 어르신 47명과 함께 충남 강경으로 내려가던 이 회장은 최씨의 전화를 받고 나서야 돈가방을 잃어버린 것을 알았다.
그제야 돈가방을 잃어버렸다면 경로당 어르신들이 연말까지 연료비조차 없어 추위에 떨 수도 있었다는 생각이 든 최씨는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 회장은 최씨에게 "나이가 들고 나서 정신 없을 때가 잦아 가방을 분실한지도 몰랐는데 큰일 날 뻔했다"며 감사의 마음을 전했고 최씨는 "가방을 잘 보관하고 있을 테니 단합대회를 마치고 오시라"고 답했다.
다음날 오전 가방을 전해 받은 이 회장은 고마운 마음에 신상에 대해 물었지만 최씨는 정중히 사양했다. 당연한 일을 한 것뿐이라고 최씨는 거듭 밝혔다. 그럼에도 거듭된 이 회장의 요청에 이름만 알려줬다. 이런 사실은 근래 서울 중구 신당동에서 열린 한 행사장에서 이 회장이 최창식 중구청장에게 귀띔하면서 알려졌다. 중구청은 최씨에게 조만간 표창하기로 했다.
최씨는 "청소를 하다 보면 종종 지갑이나 돈가방을 발견하게 되는데 항상 찾아준다"며 "형편은 어렵지만 자식들에게 부끄럼 없는 아빠로 살아왔다고 생각하며 다른 사람들도 가방을 발견했으면 주인에게 돌려줬을 것"이라고 말했다.